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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으로 풀어 본 금리인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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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금리의 변동은 한 경제 내의 자금의 흐름을 변화시키는 효과를 가지고있기 때문에 이번에 전반적으로 인상 조정된 금리인상은 가계·기업 등 각 경제주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각적으로 나타난다. 우선 은행 부채를 많이 쓰고 있는 기업이나 가계는 그만큼의 이자부담을 더 해야하고 당장은 은행돈이 결코 싼 돈이 아니라는 심리적 효과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금리변동은 증권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 상당기간 증시는 혼란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영향을 부문별로 살펴본다.
◆1백만 원을 1년 만기정기예금에 들었을 때 종전과 달라지는 것은?
◇12일까지는 이자율이 연14.4%였으므로 1년 후에는 원금과 이자 합해 1백14만4천 원을 찾았으나 이제는 1백18만6천 원으로 4만2천 원을 더 찾게됐다.
◆1백만 원을 집 지으려고 1년 약정으로 대출 받았을 때 얼마나 부담이 느나?
◇13일 이후 대출을 받을 경우 종전에는 연 16%였으므로 한 달에 1만3천3백34원씩 이자를 물었으나 이제부터는 1만5천8백34원으로 2천5백원의 추가 이자부담이 있다.
◆앞으로 가장 유리한 저축수단은?
◇특별정기가계예금으로 이자율이 20.1%나 된다. 다만 상한선이 1천만 원이므로 가계저축에는 가장 유리하다.
◆은행저축과 기타 금융제도 이용에서 달라지는 것은?.
◇은행이자수준과 단자 등 제2금융권 금리수준과의 격차가 이전보다 훨씬 좁혀진 것이 이번 금리인상의 특징이다. 다시 말해 이전에는 1년 만기 정기예금과 단자회사어음 대출금리 사이에 무려5.6%의 격차가 있었으나 앞으로는 2.4%로 좁혀져 은행저축 이용기회가 훨씬 넓어졌다.
또한 회사채 발행이율이 19.75%이므로 은행저축에 비해 유리한 요인이 없어진 셈이다.
◆증시 및 부동산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금리변동이 증시에 정확히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실증적인 분석은 아직 없으나 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로 금리인상이 주가하락을 가져오지만 언제까지 주가하락이 계속될지는 앞으로의 상황변동에 따라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부동산가격은 금리에는 1차적으로 중립적인 효과를 가지나 대금 코스트가 그만큼 높아졌으므로 장기적으로 상승효과를 가진다.
또한 증시 장기침체 우려로 많은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릴 가능성이 많아 투기재연의 우려마저 있다.
◆이제까지 예금을 하고있던 사람이나 은행에서 돈을 빌어 쓴 사람은 어떻게 하면 되나?
◇이번 조치의 경과조치로 예금의 경우 6월 12일전에 취급한 분은 만기일까지 종전이율을 적용하고 대출의 경우 어음기일(증서대출의 경우 13일 이후 최초이자 납기일)까지 종전 이자율을 적용하고 6월13일 이후 예금한 것 등은 새로운 이자율을 적용 받게된다.
◆사채시장에의 영향 및 기업자금조달 면에서의 변화는?
◇사채이자율은 항상 제도금융 이자율을 상회하는 선에서 형성되어 왔으므로 제도금융권이 앞으로도 충분한 자금을 공급하지 못할 때는 상향 변동할 것이다. 기업자금 조달기회의 확대는 결국 은행저축증대를 통해 얼마나 충분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통화 및 물가에 미칠 영향은?
◇이번 조치로 한은은 연말까지 1천7백50억 원의 저축증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에 따라 재정안정 계획상 통화증가율 및 물가상승률 10%를 낙관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이 직접적으로 0·2%정도의 물가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문제는 금리인상과 함께 다른 총 수요 관리정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하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 러시와 함께 금리인상이 각종 공산품가격상승의 구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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