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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檢, 兪도피 핵심 '김엄마' 주목… 3명 체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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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유 전 회장 '도피' 사회 각계각층 비호 의심
유 전 회장 일가 운영 식당, 순천 농가 등 압수수색

【인천=뉴시스】박준호 기자 =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1일 유 전 회장이 '김 엄마'를 포함한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의 조직적인 비호를 받고 있는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유 전 회장은 전남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에 은신해있던 중 지난달 24일 밤 구원파 신도 추모씨와 한모(49·구속)씨의 체포 소식을 전해듣고 다음날 새벽 황급히 별장을 빠져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유 전 회장은 도주 차량으로 의심받은 은색 EF쏘나타 차량을 이용한 사실이 없다고 검찰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유 전 회장은 자신의 운전기사인 양회정(55·지명수배)씨의 조력을 받지 않고 다른 신도나 차량 등을 이용해 순천 주변 지역으로 도주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양씨는 당시 별장 부근에서 구원파가 운영하는 연수원 건물에 머물며 유 전 회장과는 약간 떨어져 있었다.

양씨는 검찰이 휴게소를 압수수색하자 송치재에서 국도를 따라 전주까지 홀로 EF쏘나타를 몰고 지난달 25일 새벽 5시30분께 한 지인의 집에 도착, 다른 지인들과 함께 별장으로 되돌아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울 계획이었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양씨는 당시 지인들에게 "검찰이 휴게소에 들이닥쳐 회장님을 두고 왔는데 같이 가서 도와드리자"고 부탁했지만 양씨 지인들은 "큰 일에 말려들기 싫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씨는 지난달 25일 아침 전주의 한 장례식장 주차장에 EF쏘나타를 버려둔 채 SM5 차량을 타고 경기 안성 금수원에 잔입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양씨가 유 전 회장의 도주상황 등을 보고하며 수시로 접촉한 일명 '김 엄마'라는 인물에 주목하고 있다. 구원파 내부에서는 여자 신도에 대한 일반적인 호칭으로 '엄마'를 쓴다.

검찰은 '김 엄마'로 불리는 구원파 여신도가 이재옥(49·구속)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모 의과대학 교수)과 함께 유 전 회장의 도피 계획을 주도하는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유 전 회장을 신격화하는 골수 광신도의 리더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김 엄마'는 금수원 안에 머물면서 유 전 회장의 도피에 필요한 물품과 은신처를 지원하고 시중·경호 등 보좌인력 지원·교체, 검경동향 파악·대처, 도피자금 지원 등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엄마'에 대한 구체적인 신원과 인적사항을 토대로 검거 작전에 돌입하는 한편, 양씨에 대해서도 이미 지난달 26일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전국에 지명수배를 내렸다.

검찰은 이와 함께 양씨의 도피 차량에 동승했던 여성 1명 등 구원파 신도로 추정되는 3명을 체포해 전주에서 인천지검으로 압송했다.

검찰은 장례식장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운전석에서 내린 여성의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나머지 2명도 양씨에게 도움을 준 단서를 잡고 체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유 전 회장과 측근들의 도피를 도운 경위와 자세한 도주 경로 등을 확인한 뒤 금명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이로써 유 전 회장 일가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체포 또는 구속된 구원파 신도는 모두 11명으로 늘게 됐다.

이 중 아이원아이홀딩스 직원 한모(49)씨와 변모(61)씨 부부, 미국 시민권자로 알려진 미국 뉴욕의 아해프레스 직원 신모씨(33·여) 등 6명이 구속됐고, 염곡동 집사 이모(51)씨와 몽중산다원 영농조합 직원 김모(58·여)씨 등 2명은 영장발부가 기각됐다.

한편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숲속의 추억' 별장을 빠져나간 뒤 금수원의 지시를 받은 구원파 신도의 비호를 받으며 순천 및 부근 지역에 은둔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은신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

특히 유 전 회장이 구원파 내부의 강경파는 물론 사회 각계각층에 포진한 지인의 비호를 받으며 오랜 도피행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신도들의 도움으로 검경 포위망을 뚫고 순천 지역을 빠져 나간 뒤 다른 지역에서 은둔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금수원과 서울 염곡동 자택, 계열사가 모여 있는 서울 강남 지역 등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이와 관련, 검찰과 경찰은 전날 유 전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서울의 모 식당과 전남 순천시 서면 한 마을의 농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병언 부자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도망하여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우롱한 중대 범죄자이고 거액의 현상수배범인 만큼 우리 사회에 절대로 발붙일 수 없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수사팀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유병언을 최단 시간내에 체포해 준엄한 재판을 받게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비호 세력도 철저하게 파헤쳐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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