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역문화발굴·보존사업의 산실 항도부산에 시립박물관|지하 1층·지상2층, 15일 개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의 제2도시 부산직할시에 규모 큰 시립박물관이 준공돼 15일께 개관한다. 서울특별시조차 마련치 못하고 있는 시립박물관을 부산에서 서둘러 설립하게 된 것은 신안해저 유물의 발견으로 광주에 박물관이 설치되는데 자극된 것.
그런 국립기관의 설치를 쉽게 기대할 수 없는 부산으로서는 지역사회 문화의 발굴과 연구보존을 위한 구상 속에 18년 잠자던 사업이 실현을 보게된 것이다.
부산시립박물관은 고고학계의 원로 김정학 박사를 관장으로 초빙했고 지난3일에는 개관기념사업의 일환으로『한국고대국가 형성의 제문제』에 대한 한일학자들의「심포지엄」을 갖는 등 뜻있고 풍성한 개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총예산 14억4천6백 만원을 들여 남구 대연동 948에 마련한 이 박물관은 지하1층·지상2층 연건평 1천4백48평의 초현대식 건물로 지난해말 완공했다. 전시실만도 7개실이며, 건물규모는 경주의 국립박물관과 비등하나 유품보관 및 기계시설과 보안시설 등 다른 박물관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현대적이다.
보안을 위해 11개소에「레이다」식 감지기를 설치했고 적외선 감지기까지 갖추었다. 전시실의 습도조절과 냉·난방 등을 위해 공기조화기·냉각기탑 등도 설치했으며 화재방지를 위한 자동감지기도 1백22개소에 설치했다.
항도 부산인 만큼 박물관의 성격은 서남 경남이 가야의 발상지인 점을 감안해 가야문화를 비롯하여 임란·개항 등 한일관계의 역사적 자료를 보여주는데 치중하고 있다.
개관 특별전에 있어서도 그런 취지아래 많은 유물을 확보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회화류 10점을 비롯한 40점을 대여 받았고 그밖에 경주박물관·국사편찬위원회·부산대·동아대 등으로부터 가야시대 유물을 대여받았다. 특히 고 현수명씨 등 개인 수장가들이 기증한 유물 1천5백여점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창설기관에 빛나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
2층 3백56평을 전시실로 꾸민 이 박물관은 5개의 전시실이 41∼60평 규모이다. 2개는 「로비」를 활용, 특별 전시실로 꾸몄고 정원 1백89평은 옥외전시실로서 석조물전시장으로 삼았다.
개관 특별전 작품은 1,2전시실에 선사가야·가야시대의 각종 유물 5백만점을 진열했고 나머지는 3전시실 도자기, 4전시실 회화류, 5전시실 역사자료 등이고 특별 전시실에는 고미술과 불교 미술작품을 배치했다.
이 특별전 작품은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유물들을 적잖게 포함하고 있어서 한층 주목을 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산시는 앞으로 이박물관이 향토문학발전에 기여하는 광장으로 유지발전 시켜나가기 위해 년2회의 특별전을 개최하고 소회의실(1백40석)을 문학불모지로 일컬어지는 향토문화 육성을 위한「로터리」로 개방, 각종 학술·문화행사를 유치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특히 유물 학보를 위해서는 학계와 실업계가 주축이 된 시립박물관운영자문위원회(위원장 김지태·삼화회장)가 구성돼 5억원의 유물 구입비 모금계획을 세웠다.
또 박물관사업에 동조하는 박물관동우회도 발족해 1천명이상의 회원을 확보, 어린이박물관학교·방학 때의 하계역사교양강좌·성인박물관학교·고전음악감상회 등을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부산시민들은 이 박물관이 사료의 보관고로서가 아니라 시민의 사회교육 광장으로서 기여할 것에 자못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입장료는 어른1백50원·어린이 70원이다. 【부산=이무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