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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해외파견연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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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개발도상 국가에서 공무원의 교육·훈련이 얼마나 중요하냐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다.
이러한 사회에선 사회 각분야에 미치는 행정의 역할이 선진국에 비해 훨씬 크다.
관료조직에 올바른 가치관과 전문적인 기술역량을 갖춘 우수한 인재가 확보되지 않으면 그 사회는 불필요한 시행 착오를 겪게 된다.
특히 우리와 같이 변화의 속도가 빠른 사회에선 새로운 행정수요에 부응하려면 관료조직의 끊임없는 자기 개발이 요구된다.
행정능률의 향상을 위한 기술과 기기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이러한 것들을 계속적으로 습득·발전 시켜가야 비로소 행정은 사회발전의 촉진제적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된다.
그렇지 못할 매 행정은 오히려 사회발전의 장애가 될 수도 있다.
이래서 공무원의 교육·훈련이 중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매년 1백명의 공무원에 대해 해외훈련을 실시하는 등 국내외 교육·훈련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다만 공무원에 대한 교육은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것인 만큼 투자에 대한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시행되어야만 하겠다.
그러자면 우선 교육의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공무원의 교육도 일반교육과 마찬가지로 크게 행정에 관한 지식·기술적인 면과 가치관의 개발이란 두 가지 면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선진사회라면 가치관의 문제는 이미 학교 교육과 사회교육을 통해 충분히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의 교육·훈련도 자연히 지식·기술 습득에 치중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같이 사회적 변화가 급격한 사회에선 사정이 다르다.
지금까지 살아온 사회와는 다른 새로운 사회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공무원들이 학교와 사회교육을 통해 새로운 사회에서 요구되는 가치관을 충분히 체득할 기회가 없었다.
때문에 개발도상국가에선 공무원의 교육·훈련에 있어 지식·기술 못지않게 고도산업 기술사회가 요구하는 가치서열의 체득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공무원의 해외파견 훈련은 매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모처럼 적지않은 예산을 들인 해외파견 훈련의 경우는 특히 선진국의 준법정신·능률 주의·봉사정신·변혁과 발전을 향한 진취성 등의 가치 서열을 배우고 닦는 기화가 되도록 교육 목표를 세워야만 하겠다.
또 해외파견 인원의 선발에 있어서는 교육자체에 대해 흥미와 능력을 지닌 사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이러한 면이 사전에 철저하게 심사되지 않으면 교육의 효과는 반감될 위험이 따른다.
해외 연수기간은 피교육자가·전공분야를 철저히 체득,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가급적이면 장기로 하는게 바람직하다.
언어장벽을 극복하고 제대로 교육을 받자면 적어도 2년정도는 필요한 만큼 단기교육은 특수기술 습득 부문에 한정하고 가급적 장기교육 중심으로 운영되는게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피교육자가 교육받은 내용을 귀국 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인사와 행정조직이 개혁을 수용할 태세를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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