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빈털터리서부터 호화 생활까지-유럽 10개국의 왕·공·후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교과서에 마저 민주주의의 대륙으로 소개되어 있는 유럽이 왕실의 지배가 가장 심하다면 아이러니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형식적이나마 왕이나 여왕 또는 공후작의 존재로 인해 군주국으로 규정되는 유럽 국가는 자그마치 10개국-. 왕실의 신분으로 구분한다면 왕이 4명이며 여왕은 3명, 그밖에 공후작도 3명이나 되어 유럽의 공식 행사라면 으례 칼차고 왕관 쓴 이들이 주역이다.
먼저 왕의 얼굴을 살피면 「스페인」의 「카를로스」1세 (40), 「스웨덴」의 「구스타프」16세 (31), 「노르웨이」의 「올라프」5세 (74)와 「벨기에」의 「보드왱」 (47) 등이며 여왕으론 영국의 「엘리자베드」2세 (51)를 필두로 「덴마크」의 「마르그레테」2세 (37), 네덜란드의 「율리아나」 (68)-.
그밖에 「룩셈부르크」·「리히텐슈타인」·「모나코」등 3개국은 공작 또는 후작에게 국가수반을 맡기고 있는 유럽의 소국들-.
이들의 생활상은 각인각태-. 스페인의 「카를로스」왕과 「모나코」의 「레니에」공작이 국정에 참여할 뿐 나머지는 외교 사절이나 접수하는게 유일한 임무다.
빈발하는 「테러」범 때문에 경호원이 뒤따르게 되면서부터 이들의 행동은 부자연스럽고 어느 정도의 격식을 갖추게 되었다.
왕실의 특징은 우선 재임 기간이 길다는 사실-. 「카를로스」왕만이 재임 2년으로 비교적 짧을 뿐 리히텐슈타인의 요젭 2세 후작은 재위 39년이며 「네덜란드」의 「율리아나」여왕은 30년, 그밖에 「모나코」의 「레니에」공과 「벨기에」의 「보드왱」왕, 영국의 「엘리자베드」여왕과 「노르웨이」의 「올라프」왕 등도 20년 이상의 장수파-.
또 이들의 평균 연령은 49세, 그 가운데 「노르웨이」의 「올라프」왕은 금년 74세로 최고령자이며 「스웨덴」의 「구스타프」왕은 31세의 약관이다.
금고사정도 나라마다 틀려 궁색하게 지내는 빈털터리도 없지 않다.
여하간 돈 많기로는「네덜란드」의 율리아나 여왕이 으뜸.
총 자산만도 8천만「마르크」 (한화 약 1백84억원)인 터에 정부로부터 말썽 없이 받아내는 생활비가 연간 3백만「마르크」 (6억9천만원), 예산국회 때마다 시달려야 하는「엘리자베드」 여왕과는 입장이 다르다. 【본=이근량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