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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으로 전파되는「전파」개발|미 해군 군사통신용으로…5년내 실용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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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의 그물 속에 갇혀있다. 그래서 오늘을 전파의 홍수시대라고 부른다.
각종 통신의 신호를 실어 나르는 전파도 이제까지는 주로 공기를 매체로 하였으나 최근에는 땅속으로도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새로운 전파까지 개발되고 있다.
각종 위성중계나 장거리통신 또는 기상관측 등 전파는 우리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있지만 또 적이나 상대방의 비밀을 낱낱이 캐내는 수단으로도 쓰이고 있다. 지난번 KAL기 사건 때, 소련기의 출격이 미국에 의해 즉각 탐지된 것도 전파에 의한 감시의 좋은 예가 된다.
최근 미 해군 물리학 연구소는 지하를 관통, 어느 누구에게도 탐지·도청되지 않고 암호전문을 보낼 수 있는「뉴트리노」(중성미자)전파를 개발중이며 2∼3년 안에 개발을 끝내면 5∼6년 후부터는 실용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중성미자란 원자핵이 붕괴될 때 얻을 수 있는 약립자의 하나로 중성자가 붕괴할 때, 양성자·전자와 함께 질량이 0인 이 입자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이용한「뉴트리노」전파는「페르미」국립 가속기 장치 실험연구소에 설치된 것과 같은 고「에너지」원자가속장치(양성자「신크로트론」출력4천억 전자「볼트」)에 의해 산출된다.「뉴트리노」전신법을 최초로 제안한「H·우베랄」박사는 이 전신법을 사용할 경우「뉴트리노」의 투과력이 엄청나게 강하기 때문에 어떠한 장애물도 약화됨이 없이 지구중심을 거뜬히 통과할 수 있음은 물론 외부의 교란이나 도청에도 안전하며 기상변동·지진·핵실험·태양흑점 활동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아 특수한 군사용 비밀통신에 안성마춤이라는 것이다.
1886년「헤르츠」(독)에 의해 전파의 존재가 확인되고 곧이어 물체에 전파가 부딪치면 광선과 마찬가지로 반사한다는 성질이 알려졌는데 그후 90년 동안 이 성질을 이용한 각종 무선전자장치들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전파는 그 파장(또는 주파수)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눠지는데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전파의 이용, 예를 들어보면 우선 13「킬로·헤르츠」(㎑=주파수의 단위)내외의「오메가」파는 선박의 위치를 알리거나 수중통신 또는 잠수함 등에 쓰이며 1백50∼5백40㎑의 장파는 비행기가 활주로를 찾을 때나「레이다·콤파스」, 기타 항해·항공용으로 쓰이고 1천㎑내외의 중파는「라디오」등 보통의 통신에 쓰이고 있다.
또 장거리통신. 해외방송·「팩시밀」전송 등에 쓰이는 10「메가·헤르츠」(㎑=1㎑=1천㎑)내외의 단파가 있고 중파와 단파 사이에는 중단파가 있다. 이는 업무용·산업용 통신에 주로 이용되는 것으로 지난번 KAL기 사건에 보도됐던「로런」도 1.9㎑내외의 중단파.
30∼3백㎑의 초단파(VHF)는 TV·FM방송·야전용 통신장비를 비롯해 항공기간의 통신에 사용된다고 이 보다 주파수가 훨씬 높은(3백∼3천㎑) 극초단파(UHF)는 고출력「레이다」를 비롯해 인공위성중계에 사용되며 현재 추진 중에 있는 지구 밖의 태양열발전소에서 지구로 송전하는 것도 이 파대를 이용하게 된다.
3천∼3만㎑ 이상의SHF(㎝파)·EHF(㎜파)등 파장이 극히 짧은 파는 지향성이 높고 하나의 전파에 다량의 정보를 실어 보낼 수 있어「미사일」유도·열 추적 유도탄·화력통제「레이다」등 정밀전파병기와 광통신 등에 이용되는데 이들을 특히「마이크로」파라고도 한다.
이들 장치들은 파장이 짧을수록 전파의 성질은 빛과 비슷해져 직진·회절을 하고 또 조그만 물체에 부딪쳐도 잘 반사한다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 전파는 특수한 송-수신장치나 전파를 발사함으로써 어디서나 도청·교란이 가능하므로「뉴트리노」전파의 개발이 주목되고 있다.

<도움말=▲김두환 실장(kist 이동무선연구실) ▲조병하 교수(한국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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