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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사의 표명이 적시타…한국의 대소 접근 노력의 결실|KAL 승무원 조기 석방…각국의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동경>
【동경 30일 합동】소련이 대한항공 (KAL) 승무원 2명을 조기 석방한 것은 한국이 최근 2∼3년간 대소 접근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온 사실들이 결실을 맺은 것이 아닌가하고 일 외무성 및 외교 관계자들이 추측하고 있다고 30일 「마이니찌」 (매일) 신문이 논평했다.
「마이니찌」는 박정희 대통령이 소련에 승객 석방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명함과 동시에 역류된 2명의 승무원의 조기 송환을 요구한 사실을 들어 소련의 석방 조치는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의 요구에 소련이 응한 것이 된다고 평가하면서 2명의 KAL기 승무원 조기 석방의 뒤에는 미 북괴 접근 움직임에 대응한 한국과 소련의 관계 개선을 위한 진전의 징후가 보인 것으로 많은 외교관들이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73년 6·23선언 후 『비적대 공산국과의 우호 관계 촉진』을 선언한 이래 「도오꾜」 (동경)에서는 양국간에 직접 무역 등을 위한 비밀 접촉이 진행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KAL기 사건 조기 해결 자세를 이같이 평가하면서도 한국과 소련의 관계가 급진전되기에는 아직은 이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말하면서도 북괴가 소련 등 공산권에 억류중인 한국인 북괴 송환을 항상 요구한 점으로 보아 이번에도 북괴가 소련 당국에 어떠한 형태이든 요구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 소련이 남북한 틈바구니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조기 석방을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미국 정부는 KAL기의 기장과 항법사가 소련으로부터 송환된 사실을 환영했다.
미국무성의 「매리언·배더」 대변인은 30일 KAL의 기장과 항법사가 「코펜하겐」에 도착한 직후 『미국 정부는 KAL기의 모든 승객과 승무원의 석방이 완료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 정부는 소련 측으로부터 KAL기장과 항법사에 대한 조사가 모두 끝나서 30일에 송환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통고 받았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 문제에 관해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와 계속 긴밀하게 협조해왔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건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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