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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강제 착륙 워싱턴 포스트는 이렇게 특종 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KAL기 실종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대형수송기와 「헬리콥터」가 북극권에 급파되고 연안경비대에 비상 대기령이 내리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 때 「워싱턴·포스트」지는 놀랍게도 20일자 조간에『KAL기는 소련 땅에 강제 착륙 돼 있다』라는 특종기사를 보도했다
맨 처음 KAL기의 실종을 알린 것은 「앵커리지」에 있는 연방 항공국(FAA) 이었다. 도착예정시간보다 한시간 이상이나 KAL기가 「앵커리지」공항에 나타나지 않자 연방 항공국은 비상을 걸었고 AP통신이 이 소식을 전 세계에 보냈다 이 때가「워싱턴」시간으로 20일 하오4시30분(한국시간21일 새벽6시30분)
몇 시간이 지나도 수색작업은 진전이 없었고 이날 하오6시(한국시간 21일 상오8시) 「카터」대통령은 미 군사정보기관으로부터 KAL기가 소련 영내에 강제착륙 당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카터」대통령은 비밀리에 하오6시30분 국가안보회의(NSC)의 소집을 명령했고 이 회의에서 사태수습 방안이 논의됐다. 대외적으로는 일체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워싱턴·포스트」취재 「팀」은 이미 KAL기의 소련 내 강제착륙 사실을 탐지했다
「포스트」지 편집국에서는「카이저」(전 모스크바특파원) 오버도퍼(전 동경특파원)와 백악관출입기자 「월시」, 국방성출입기자 「월슨」「파리」주재 특파원 「코번」등이 전화통에 불이 날듯 상호연락에 분주했다.
심증을 굳힌「포스트」취재「팀」은 백악관대변인「조디·파웰」에게 사실여부를 문의했다. 「파월」대변인은 할 수 없이 레이다 추적결과 및 마지막 교신지점으로 미루어 보아 KAL기가 소 영공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 답변은 「포스트」취재「팀」이 그동안 종합한 상황을 「이서」해준 셈이다. 「오버도퍼」기자는『우리가 이런 기사를 쓸 수 있었던 취재원은 단수가 아니고 복수였다』고 말했다.
4년 간 「모스크바」특파원을 지낸「카이저」의 소련소식통이나 백악관·국방성 등의 깊숙한 취재원을 갖고있는「워싱턴·포스트」의 「잠재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 군사정보기관이 KAL기에 관한 모든 정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국방성 쪽에서 취재됐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포스트」지 취재 「팀」은 이 정보를 입수하자마자 전 사원에게 엄격한 함구령을 내렸다. 조간인 「포스트 」지는 보통 밤10시에 첫 지방판을 찍는다 그리고 신문 첫판이 나오기 30분전에 AP통신은『「워싱턴·포스트」는 KAL기가 소련에 강제착륙 당했다고 보도했다』고 전 세계에 타전했다.
「포스트」지는 중요기사를 미리 계약사에 알려주는 「뉴스·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AP가 다른 통신보다 먼저 이것을 잡았기 때문에 간접 특종을 한 셈이다.「워성턴·포스트」의 완승이 AP를 통해 세계에 알려진 것이다. 【워싱턴=김건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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