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삼성-두산 '양金 벤치싸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프로야구 삼성 김응룡 감독은 두산 김인식 감독의 이름을 듣자 예민하게 반응했다. 각 팀 감독의 시즌 개막 출사표를 듣기 위해 지난 3일 김응룡 감독에게 전화를 했을 때다.

기자는 "삼성이 우승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김감독은 "세상에 우승 후유증이란 말은 없다"고 반박했다. 기자가 다시 "2001년 삼성을 꺾고 우승한 두산이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을 가지고도 2002년엔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하지 못하지 않았느냐"고 말하자 김응룡 감독은 벌컥 화를 냈다.

김응룡 감독은 "2001년 두산의 우승이 진짜 우승이냐. 페넌트레이스에서 3위로 겨우 플레이오프에 올라와 운 좋게 단기전에서 이긴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성근 전 LG 감독이 떠나고 프로야구 20년을 호령하던 3김씨 중 김응룡 감독과 김인식 감독만이 남았다. 김응룡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함으로써 김성근 감독을 물러나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응룡 감독은 해태 감독 시절 김인식 감독을 코치로 데리고 있기도 했다. 최근 "김응룡보다 김인식이 낫다"는 평판에 기분이 썩 좋지 않은 모습이다.

62세인 김응룡 감독이나 56세인 김인식 감독이나 세월의 풍파에 따라 승부근성이 좀 무뎌질 만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

삼성과 두산이 5일 대구 개막전에서 격돌한다. 김응룡 감독이 이끄는 삼성이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다. 외국인 투수 엘비라가 선발로 뜨고 이승엽.브리또.마해영.양준혁.김한수로 이어지는 타선은 막강하다.

두산은 지난해 중심타자였던 우즈와 주축투수 레스.진필중.콜이 팀을 떠났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이 명감독으로 꼽히는 것은 악조건 속에서도 업적을 남기기 때문이다.이번에도 김인식 감독은 에이스 박명환을 선발투수로 내세워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