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강운태 무소속 단일화, 윤장현과 맞대결 … 전례 없는 안방 내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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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여론조사를 통해 광주광역시장 무소속 단일 후보로 확정된 강운태 후보(오른쪽)가 이용섭 후보를 위로하며 포옹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시장 선거가 ‘안철수 사람’ 윤장현 후보와 무소속 강운태 후보의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무소속 단일화를 추진했던 강 후보와 이용섭 후보는 2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를 통해 강 후보를 단일 후보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현 광주시장인 강 후보는 “단일화를 통해 밀실야합 공천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강 후보를 도와 안철수·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낙하산 후보를 심판하겠다”며 “강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겠다”고 했다. 양측은 사전 합의에 따라 전날 여론조사 기관 두 곳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방선거를 9일 앞두고 무소속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광주시장 선거는 전례 없는 ‘안방 내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지난 다섯 차례의 광주시장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은 불변이었다. 무소속 후보는 변수가 되지 못했다. 2002년 3회 지방선거 때 새천년민주당(새정치연합의 전신)이 이미 확정했던 이정일 후보를 불공정 경선 논란 등을 이유로 박광태 후보로 전격 교체하며 파문이 일었지만 그럼에도 광주 민심은 무소속 정동년 후보(27%) 대신 민주당 후보(47%)를 택했다.

 그러나 이번엔 양상이 다르다. ▶무소속 후보들이 단일화를 이룬 데다 ▶이들에 대한 지지세 역시 만만치 않아 광주시장 선거 사상 가장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YTN이 마크로밀엠브레인을 통해 지난 23~24일 실시한 광주 여론조사에선 양자 대결에서 강 후보(47.5%)가 윤 후보(23.7%)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응답자 720명,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3.7%, 응답률 24.3%).

 특히 안 대표가 밀었던 윤 후보 대 반(反)안철수 단일후보의 대결 구도로 짜여 그 결과에 따라선 지방선거 이후 안 대표의 입지에 영향을 주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광주시장 선거가 안 대표에 대한 호남의 판단을 묻는 신임투표 성격까지 포함됐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새정치연합의 수도권 재선 의원은 “수도권에서 이겨도 광주에서 우리 당 후보가 진다면 안 대표의 리더십이 호남에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결과라는 말이 된다”고 주장했다.

 중앙당은 총력 지원에 나섰다. 이날 박영선 원내대표는 물론 그간 광주 전략공천에 비판적이던 박주선 의원까지 광주를 찾아 윤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권노갑 고문과 박지원 의원도 이번 주중 광주에서 윤 후보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당 관계자는 귀띔했다. 지방선거 전략을 다듬고 있는 한 의원은 “단일화를 했지만 강 후보가 이 후보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할지는 의문”이라며 “광주 민심은 막판에는 야당 후보가 낙선될 때 지방선거 이후 야당에 미칠 악영향을 염두에 두고 이를 피하는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후보는 본지 통화에서 무소속 단일화는 언급하지 않은 채 “시민을 존중하는 깨끗한 리더십, 관료 문화에 포위되지 않는 개혁적 리더십으로 광주 시민의 뜻을 묻겠다”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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