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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지나친 흡연은 위암도 일으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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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담배하면 으례 폐암을 연상한다. 그러나 담배가 무서운 위암의 발병과 관계가 깊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흡연이 위암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임상 경험 결과 위암 환자 중 줄담배를 즐기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은 사실에 착안해서 인체 실험을 실시해 보았거든요. 백번 양보한다고 하더라도 담배를 피우면 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영국 「셰필드」 국립병원의 「리드」박사는 의사들이 담배와 폐암과의 관계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담배와 위암의 관련성을 등한시한다고 꼬집는다.
같은 병원의 「그리치」박사와 함께 22명의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흡연에 따른 위장의 변화를 관찰한 「리드」박사는 담배가 위출구 근육의 기능을 마비시킴으로써 위암 발생 환경을 조성한다는 획기적인 사실을 발견해 냈다.
「리드」박사와 「그리치」박사는 흡연자들의 위장 안에 방사능 불투명 물질을 주입한 후 X선으로 위 근육의 기능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흡연 수분 동안 위출구에 있는 유문 괄약근이 정상 기능을 잃게 되고 이에 따라 십이지장으로 넘어간 음식물이 다시 위장안으로 역류, 위벽을 자극하고 헐게 해서 끝내는 궤양을 형성하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우선 위궤양에서 무서운 위암으로 이행하는 경우가 꽤 많기도 하지만 이처럼 역류된 음식물로 계속 자극을 받는 위장의 환경은 위암 발생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담배를 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리드」박사는 강조한다.
『흡연은 일종의 죄악입니다. 폐암은 물론 위암을 유발하는 게 틀림없읍니다. 그런데다 심한 습관성과 의존성을 지니고 있고 담배를 끊는 경우 금단 증상도 나타나지 앉아요? 그러니까 마약보다 더 나쁜셈이지요.』
그런데도 흡연을 법으로 규제하지 않고 있다고 영국의 「리처드·들」박사(「옥스퍼드」대교수)는 불평한다. 그는 담배와 암과의 관계를 구명하는 세계적인 암 학자다.
담배와 위암의 연구는 영국이 미국보다 앞서 있는 느낌이다. 사실 미국에서는 위암이 그리 문제되지 않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미국도 미국립 암연구소(NCI)를 비롯해서 몇몇 암연구 기관에서 담배와 위암 연구를 진행 중인데 미국 암 협회의 「아더·I·홀렙」박사의 경고가 인상적이다.
『하루 1갑씩 담배를 피우면1백일이면 2천 개비인데 여기에서 나오는 「타르」를 병에 모았더니 놀랍게도 「코피」반잔 정도나 됩니다. 흡연자는 석달 동안 「코피」반잔의 「타르」를 마시는 셈이지요. 「타르」가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에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암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 줄 알면서 그래도 담배를 계속 피우시겠습니까?』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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