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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한가족(5)뉴질랜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남쪽나라 십자성- 「뉴질랜드」.
이 섬나라에 초행길인 한국사람이라면 막연한 기대가 있다. 언제 한반도 진객이 처음으로 발을 들여 놓았는지 알 필요도 없이 6·25 참전국으로 「혈맹」이 되었고 휴전후 벌써 4반세기가 흘러 한 「뉴질랜드」 관계가 짙은 빛깔일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인 중에는 『한국이 어디 있느냐』, 『중남미에 있는 나라가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우리나라와의 경제관계도 아직 「머나먼 나라」다. 한국의 대「뉴질랜드」 수출고가 겨우 1천만 「달러」를 조금 넘었을 정도다.
삼림·어류·천연자원 할것없이 석유만을 빼놓고 부족할 것이 없는 이 자원국에 한국과 「뉴질랜드」 두나라 상사 합작 「펄프」공장이 세워지고 있어 양국관계의 지렛대 역할이 기대되고 있기는 하다.
14세기 「아시아」∼태평양제도∼「뉴질랜드」의 항로를 거쳐 7척의 「커누」로 건너간 「폴리네시아」계 원주민 「마오리」 족과 19세기후반 영국에서 밀려간 백인들이 아옹다옹 했으나 이제는 그같은 알력도 없다.
전국민의 90%가 영국계, 8%가「마오리」계이지만 이제 『순수한 「마오리」가 없다』는 주장속에 『온화하고 친절한 인간미』가 국민성이 되어있다.
「뉴길탠드」를 여행하는 사람에게 쉽게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주택가 집앞 대문에는 어느 집 할것 없이 열쇠함이 마련돼 있다. 『일하며 즐긴다』는 생활에서 부모들이 외출하고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들이 대문열쇠를 손쉽게 찾을수가 있다.

<"일하며 즐기는 생활">
「네덜란드」백만장자의 이민도 끝내는 거부당했다. 정부의 이민정책은 매년 2만명이상 개인자격으로 받아들인다고 되어있으나 혜택은 주로 영국인들에게 돌아가고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유럽」·미국등지로부터 기술자를 받아들인다. 정착한 한국인으로 3가구가 있으나 2가구는 월남여인과 결혼한 사람이고 1가구는 이곳 대학출신자다.
한국은 대 「뉴질랜드」 관계에서 오지. 경찰학교와 형무관학교의 무술사범으로 있는 이정남씨(42·광주출신)는 제자들에게 태극기를 단 두복을 입히고 『태극기는 한국의 국기』라고 설명하면 『한국이 어디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했다. 이춘성대사도 『정부관계자·의회지도자들외에 한국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면서 「싱가포르」의 대 「뉴질랜드」수출실적이 4천만 「달러」 이상인데 한국은 고작 1천3백만 「달러」 정도 (77년).

<이민은 엄격하게 제한>
「노드·아일랜드」는 이나라 경제권이지만 무역진흥공사외에 일반상사로 사무실을 낸 회사는 아직도 없다. 한국의 주력수출상품은 직물용사·의류·장난감정도.
진지하게 대하면 수출시장이 크게 뚫릴수도 있다는게 현지 상사들의 이야기이지만 「샘플」로 소량 주문하면 아예 답장도 없다는 것이 어느 「뉴질랜드」 상사들의 이야기였다.
대부분의 낙농제품수출 대상국이던 영국의 EEC 가입으로 타격을 받은 「뉴질랜드」는 낙농이 주춤한 상태에서 영농위주 국내산업을 중·경공업 분야에 눈을 돌리고 있어 이점에 눈뜬다면 한국도 관련산업 진출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 이대사의 말이었다. 수출전망에서 어선등 각종선박·자동차·재봉틀·「레저」 제품·고급옷감·도자기가 유망하고 어물가공·피혁제품·가구등 합작공장이 크게 기대된다는 것이다. 외국자본 투자비율을 윈칙적으로 24·9%이상 인정치않고 있으나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합작투자는 대환영이다. 첫 「케이스」는 현재 건설중인 「삼성-윈스턴」 (주).
신문용지용 「펄프」 생산을 위한 이 회사는 「노드·아일랜드」의 「카리오이」에 공장을 두고 오는 연말 「풀」가동되면 풍부한 목재를 원료로 일산 2백t의 「펄프」를 생산케 된다.
수산업계에서 크게 기대하고 있는 원양어업은 지금부터 개척해야만 할 어장이기도 하다. 2백해리 선포가 발효 (4월1일) 될 예정인데 연어획량 25만t의 황금어장은 일본어선의 독무대였다.
그러나 낙농제품 수입억제등의 이유로 1백40여척의 일본 오징어배가 쫓겨나기 직전에 있다. 한국은 「트롤」 어선 14척이 지난 2월초 이곳 어강에 처녀출어한 동방원양개발소속 동방33호(선장고한왕·47)가 조업중. 동방33호는 출어기간 1년반, 어획량 3백t(3억원)목표로 조업중인데 어획고에 따라 장차 이곳 어장에 대한 한국원양업의 지표가 될수 있을 것 같다.
【글·사진 「웰링턴」=김 경 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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