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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양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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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소득이 1인당 l천 달러에 육박하면서 육류소비가 급격히 늘어, 부족사태를 빚고있다.
작년에는 쇠고기 8천t을 수입하고 돼지고기 수출을 억제했는데도 1년내 공급이 달려 아직도 육류파동이 종식되지 않고 있다.
62년부터 지난 연말까지 가축사육 마릿수는 소가 18.9% 증가한데 불과하고 돼지는 오히려 12.2%가 감소한데 비해 육류소비량은 같은 기간중 쇠고기가 384.5%, 돼지고기가 284.7% 늘었다.
소비는 계속 증가하는데 제대로 기르지는 않았으니 고기가 모자라는 것은 당연하다.
이처럼 소비가 늘었다해도 아직 우리 국민들의 육류소비량은 다른 나라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연간육류소비량은 쇠고기 2.24㎏·돼지고기 3.87㎏.
이에 비해 미국은 쇠고기 49.3㎏, 돼지고기 29.6㎏으로 각각 우리의 22배, 8배를 먹고 있으며 프랑스도 쇠고기 12배, 돼지고기 6배를 소비하고 있다.

<아직도 낮은 소비량>
덴마크는 1인당 돼지고기 35㎏을 소비, 돈육의 최다 소비국이 되고 있으며 이웃 일본만 해도 우리의 2배 이상을 섭취한다.
우리나라도 국민소득 증가와 함께 앞으로 육류소비가 더욱 늘어날 것이 확실하므로 축산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모자라는 육류공급을 늘리고 앞으로의 수요에 대처하려면 양돈이 바람직하다.
돼지를 기르는 데는 소처럼 넓은 면적이 필요없고 수요가 무궁무진하며 돼지퇴비는 척박한 땅을 기름지게 하므로 산지를 개발하여 유실수를 심는 등 2중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소는 1마리에 0.5정보의 초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돼지는 비육돈의 경우 1마리에 1.2평이 필요하며 7백 마리 정도를 기르는데 7백40평의 부지와 2백80평정도의 돈사를 확보하면 된다.
상시 4천 마리 규모의 기업양돈에서도 소요면적은 8천평 정도의 부지와 3천평의 돈사만 갖추면 된다.
돼지고기는 지방질이 두꺼워 쇠고기에 비해 육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돼있으나 랜드레이스, 라지화이트 등 가공형 우량종은 육량이 많고 피하지방층이 얇아 고기 맛이 좋다.
앞으로 요리방법이 개발되면 쇠고기의 대체용으로 얼마든지 수요를 개발할 수 있다.
수출수요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돼지퇴비는 과실의 맛을 좋게 하는데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돼지 30마리를 기르면 거기서 나오는 퇴비로 1정보 이상의 전답이나 과수원 혹은 산지에 시비할 수 있다.
양돈에 있어서 한가지 문제는 정부 축산정책이 갈팡질팡하여 안심하고 돼지를 기르기가 불안하다는 점이다.

<덴마크, 최고 소비국>
우리나라는 축산진흥을 강조하면서도 육류가격이 오르면 행정력으로 내려 누를 줄만 알았지 가격이 떨어졌을 때 축산농가를 보호하는데는 소홀했다.
이 때문에 양돈가는 3∼4년마다 한번씩 거의 주기적으로 닥치는 가격폭락 사태로 손실을 입고 양돈을 포기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으며 오늘의 육류부족현상도 이같은 정책부재에 그 원인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무엇보다도 축산농가가 안심하고 소나 돼지를 기를 수 있도록 수익성을 보장하는 등 여건을 마련해 주는데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돼지를 기르려면 재래종보다 산자수가 많고 육성율이 좋으며 사료가 적게 드는 우량품종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량품종으로는 랜드레이스, 라지화이트 외에 요크셔, 듀록저지 등이 꼽히며 용인자연농원은 이들 품종을 교배시킨 랜드화이트나 삼 원교배종을 개발, 보급하고있다.

<개량종 개발 보급중>
돼지를 기르는데 필요한 축사는 일조율이 50%가 넘는 남향 동남향에 마련하고 내부를 깨끗이 해주며 외부인의 접근을 막아 질병을 예방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또 가급적 인가에서 떨어진 곳이어야 하고 우물등 식수원이 되는 곳은 피해야한다.
이제까지 돼지는 무조건 먹이면 된다고 생각했으나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과학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새로운 품종을 끊임없이 개발하는 노력도 따라야 한다.
용인자연농원은 사육양돈의 과학적 관리를 위해 컴퓨터를 도입할 예정이다.
양돈가가 정부의 규제나 간섭없이 안심하고 돼지를 기르고 기른 돼지를 시장에 내다 팔거나 수출하며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된다면 양돈가는 억지로 권하지 않아도 늘어날 것이며 우리도 덴마크와 같은 양돈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고도로 양돈기술이 개발된 미국에서는 양돈수입이 매상고의 40%에 달한다고 한다.
양돈이 늘어나면 육류부족을 메울 것은 물론 가공기술도 개발되어 우리의 식생활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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