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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6형제 광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한집안 6형체가 광부인 광부가족이 10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있는 「모범광부가족상」을 받았다. 이들은 강원도삼진군장생읍 석공 장성광업소에서 일하고있는 진순우씨(40)의 6형제.
맏형 순우씨는 개발갱채탄선산부로, 둘째 순규씨(37)는 장성갱 보항선산부, 세째 정목씨(30)는 장성갱 채탄보조공, 네째 정대씨(29)는 운반부, 다섯째 정창씨(25)는 검천갱 채탄보조공, 막내 순철씨(24)는 철암갱 채탄 보조공으로 갱속에서 탄을 캐는 산업전사들이다.
3대째 삼척군노곡면하마읍리산골에서 농사를 지어온 진봉택씨(62)의 8남매중 막내인 순철씨가 지난달24일 석공훈련생의 몸으로 탄광에 뛰어들어 두누이를 뺀 6형제가 모두 광부가 된것.
석공장성광업소장 성악진씨(45)는 천일『국내탄광개광이래 처음있는 경사』라고 기뻐하고 이들을 위해 「모범광부가족상」을 주고 오찬을 나누며 격려했다.
6형제광부중 맨처음 광산에 발을 들여놓기는 둘째 순규씨. 68년1월 『돈을 벌어 다시 고향을 찾겠다』며 둘째가 선발대로 탄광에 뛰어들자 l년후 집안농사일을 도맡고있던 맏형이 동생을 뒤따랐고 이어 세째가 74년2월, 네째 74년4월, 다섯째 77년2월, 이제 보름남짓된 막내의 순서로 광부가된것.
『힘든 탄광일이지만 억척스레 하고 한푼이라도 아껴 저축토록 하고있다』는 맏형정우씨부부는 다섯동생들의 기둥이 되어 그동안 넷째까지 장가를 보냈다.
이들은 공휴일이면 맏형집에 모여 한주일에있었던 일들을 돌이켜 안전작업을위한 의견교환·알뜰한살림을 꾸리자는가족회의를 여는등으로 남달리 화목, 우애가 깊어 주위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있다.
6형제광부의 근속연수는 맏형이 9년, 둘깨가10년으로 가강많고 세째·네째가 4년, 다섯째1년등으로 여섯째와합쳐 연29년.
『우리형제들은 아직까지 결근한번 한일이 없을뿐아니라 징계도 받은 일이없으며 손가락하나 다친 사람이 없다』고 맏형순우씨는 자랑이다.
그러나 작년3윌9일 맏형이 6명의 동료광부들과 탄을캐던중 갱도가 무너져 11시간동안 갱속에갇혔을때 온집안 식구들이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걱정했었다는것.
오는 27일 아버지 진갑날에는 온가족이 모여「케이크」를 자르겠다고 벼르는 6형제 광부는 1인당 5백만원이상의 저축목표를 채워 고향으로돌아가 새농촌건설의 어엿한 농부가 되겠다는 꿈에차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못배운대신 자식들만은·대학까지 보내는 것이 소망』 이라고말했다. <삼척=탁경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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