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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랭킹 추락하다 반등세 … 양용은, 자칫하면 2부 리그행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한때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를 정복했던 최경주(44·SK텔레콤).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던 양용은(42·KB금융그룹).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인 두 사람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최경주는 2011년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선 뒤 하향세다. 최경주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정복으로 얻은 메이저대회 출전권은 유통기한 3년이다. 올 5월 말 끝난다. 이제부터는 자력으로 메이저 출전권을 따야 한다. 당장 6월 12일부터 열리는 US오픈 본선 진출을 위해 6월 2일 36홀의 예선전을 치러야 한다. 통과를 못 하면 2002년 마스터스 이후 12년여 만에 메이저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 7월 디오픈 출전권 경쟁은 더 험난하다. 디오픈의 경우 세계 랭킹 50위에 들어야 자동출전이 가능한데다 현재 남은 티켓은 4장에 불과해 출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양용은은 2009년 PGA 챔피언십 우승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양용은이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획득한 5년 투어 카드도 올해로 끝난다. 최경주보다 양용은이 훨씬 더 심각한 위기다. 최경주는 메이저 대회 출전권을 잃을 위기인데, 양용은은 PGA 투어 일반대회 출전권까지 날릴 수 있다.

최경주는 올 시즌 성적(페덱스컵 55위)으로 내년 투어 카드 유지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양용은은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11년 8월 더 바클레이스 6위를 끝으로 톱10에 한 차례도 들지 못했다. 현재 페덱스컵 랭킹 148위다. 올해 최고 성적은 웰스파고 챔피언십 공동 23위이며 18개 대회에서 23만7565달러를 버는 데 그쳤다. 지금 페이스라면 내년부터 2부 투어를 뛰어야 한다. 5월 메인 스폰서와의 계약도 종료되는데 재계약이 어려운 상황이다.

최경주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골프는 부익부, 빈익빈의 스포츠다. 최고 선수들은 한 해에 수십억, 수백억원을 벌지만 2류 선수들은 골프 용품도 직접 사서 써야 한다. 골프의 귀족 선수들은 실력도 좋지만 특별한 대우를 받아서 신분을 유지하기도 한다. 메이저 대회나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등 일급 대회들이 그 안전망이다. 소수의 선수들만 나가는 대회에 참가하면서 상금과 월드랭킹 포인트를 챙겨 귀족 신분을 유지한다. 최경주는 WGC 대회의 출전 자격을 잃었다. US오픈 출전권을 따지 못한다면 이제 골프의 이너서클에서 탈락하는 모양새가 된다.

평범한 선수에서 다시 귀족으로 올라오기는 매우 힘들다. 상금은 적고 경쟁은 심한 정글에 가서 살아남아야 한다.

물론 두 선수에게 아직 기회는 있다. 역도와 보디빌더 선수를 꿈꾸다 뒤늦게 골프에 입문해 ‘의지의 한국인’으로 불렸던 그들이다. 최경주는 올해 우승은 없지만 상승세다. 지난해 랭킹이 134위까지 떨어졌다가 85위로 끌어올렸다. 최경주는 PGA 투어 페덱스컵 30위 이내에 들어 다시 이너서클로 진입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양용은은 큰 판에 강하며 올해 3개 메이저 대회 출전권이 남아 있다. 골프인의 축제인 프레지던츠컵이 2015년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다. 한국 골프를 대표하는 두 형님들은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그러나 세월의 무게를 느끼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 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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