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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다발·고급양주 200여병…국세청 간부 집 '놀라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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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빳빳한 현금.수표 1천1백30만원과 고급 양주 2백여병, 상품권 50여장….

국세청 간부 柳모(55)씨의 세무 비리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2월 중순 압수수색 영장을 갖고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柳씨의 아파트에 들어간 경찰 수사관들은 장롱과 화장대에서 나온 내용물에 깜짝 놀랐다.

장롱 서랍에 있던 흰색 봉투 4개에는 1만원짜리 신권이 1백여장씩 들어 있었다. 장롱 내 가방에서도 1백여만원씩이 든 봉투 2개, 지갑 3개가 쏟아졌다. 화장대 서랍에선 10만원권 수표 20장이 들어 있는 가죽지갑과 상품권 50여장이 담긴 가방 2개가 발견됐다.

주로 백화점 상품권이었고, 양복 티켓.구두상품권.맥주교환권.포장김치 교환권 등도 포함돼 있었다.

柳씨의 서재는 양주로 가득차 있었다. 로열설루트.발렌타인(17년).조니워커(골드라벨) 등 2백여병의 고급 양주와 그 사이사이에는 맥주 박스가 쌓여 있었다.

柳씨는 이에 대해 "친척한테 명절 선물로 받았다" "관내 주류업자에게 받았으나 대가성은 없다"는 식으로 해명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柳씨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일한 중부지방국세청 개인납세 1과장 자리는 경기도와 인천시, 강원도 주류 유통업자들의 세무업무를 관리하는 자리다.

柳씨는 이에 앞서 지난해 1월 포항세무서장으로 근무하면서 관내 호텔로부터 법인세 2억4천만원을 부정 환급해준 혐의로 지난 1일 경찰청에 구속됐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관은 "국세청이 대단한 권력기관 임을 새삼 실감했다"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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