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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중공간의 무역 확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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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중공 장기 무역에 관한 결정의 조인으로 두 나라의 경제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양측은 이 무역상담에 의해 중공의 제6차 5개년 계획이 끝나는 85년까지 2백억「달러」이상의 무역고를 올리기로 했다.
중공은 일본으로부터 「플랜트」와 건설용 기자재를 수입하고, 일본은 중공에서 원유와 석탄을 수입한다는 것이다.
일본이 중공에 수출한 「플랜트」는 상해에 건설할 연산6백만t 규모의 제철공장을 비롯,「컬러·텔리비젼」·「에딜틸」·화학비료·「불도저」·동제련·합성피혁·농약제조 설비 등이다.
그 대전으로 중공은 82년까지 5년간 일본에 대해 원유 4천7백여만t, 일반탄 3백여만t, 원료탄 5백여만t을 수출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합의는 우선 82년까지 5년 분만 정하고 나머지 3년간의 세부계획은 82년에 재조정하기로 해 양국간의 무역 규모는 2백억「달러」규모를 훨씬 웃돌게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번 장기 무역상담은 국제 정치적으로 보면 미. 일의 대소 전략상의 한 측면이라고도 하겠다. 얼마 전 미국은 일·중공 평화조약이 대소 전략상 매우 긴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희미하나마 동「아시아」에서 미·일·중공이 대소전략에서 공동보고를 모색해 가는 시사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경제적으로는 근대화·공업화를 추진하려는 중공 신 정권의 이해와 국내불황을 타개하고 장기적으로 중공시장을 확보하려는 일본의 이해가 맞떨어진 결과다.
중공의 국민 총 생산은 지난 25년간 연평균 6%씩의 증가율을 보였다. 오는 2천년까지는 농업·공업·국방·과학기술 등「4개의 근대화」를 이뤄 일류공업국이 되겠다는 의욕적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러한 주은래 이래의 계획은 그동안 국내의 불안정으로 적지 않은 후퇴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중공의 신 정권은 80년에 끝날 5차 계획기간 중공업화의 기조를 정비하고, 85년까지는 공업화의 안정된 궤도에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 공업화의 중대한 고비가 될 앞으로 8년간 중공은 일본뿐 아니라 서방 선진공업국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지 않으면 안될 처지인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미국 및 EEC제국과의 무역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공산권·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 여타지역 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찾아야할 처지에 있다.
중공과의 무역 확대는 이러한 시장의 다변화란 요구를 충족시킨다. 더구나 당장의 문제로 경제불황을 타개하고 금년의 7%성장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백20억「달러」의 추가수요를 찾아내지 않으면 안될 처지였다.
이렇게 신구 수요 창출이란 면에서도 금년 한해에 당장 약40억「달러」의 수출 수요를 추가할 대 중공 무역확대가 지니는 비중은 크다 하겠다.
역사적으로도 일본은 구미로부터 압력이 증대되면 이를「아시아」에서 소화하려 했었다. 방법은 다르지만 최근 미국 및 EEC측의 경제적 압력의 증대와 일본의 대「아세안」협력 기금제의, 이번 대중공 경제 진출은 그 역사적「패턴」과 너무나도 유사하다.
때를 맞추어 주한 미 지상군 철수와 소련의 극동 군사력 증강이 겹쳐 일본 국내에서는 안보의식이 고취되어 자위대 증강론과 군사장비의 국내 생산론이 제기되고 있다.
주목해야만 할 움직임들이지만 무턱대고 경계만 할 이유는 없겠다.
우리의 대비와 내실만 충실하다면 지금과 같은 국제정세 하에선 이러한 움직임들은 우리가 하기에 따라선 유용하게 활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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