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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서명작업-신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독자노선 선언할 기미>
임시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야투」핵심 조직의 계속적인 소집요구 서명 작업과 소석(이철승 대표)계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의 반서명 작전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최근 일부 거중조정세력이 출현하는 등 신민당에는 세 갈래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러나 이른바 당권주류 「보스」들 사이에도 뚜렷한 의견일치를 못보고 있고 「야투」중진들도 표면적으로는 연합전선의 구축에 성공한 듯 보이나 실장 동상이몽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
게다가 「야투」상부의 이해 대립에 식상한(?) 핵심 하부조직이 「선명야투」를 내걸고 독자 노선을 선언할 기미마저 있어 임시 전당대회 소집과 대통령 후보 선출 여부는 아직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4계파 "절대불응"지시>
『12일 현재 전당대회 소집 요구서에 서명한 대의원은 3백31명』이라는「 야투」발표가 있자, 소석계에선 『1백50명 정도를 불러 발표했다』고 즉각 부인.
이들은 자신들의 조직을 통해 점검한 결과 △서명 대의원 중 이중 서명자와 △무자격자가 많다고 했으나 자료 제출은 않고 있으며 「야투」도 필요한 싯점에서 서명철을 공개하겠다고만 하는 상태다.
「야투」조직위가 파악한 대의원 현원은 △서울93 △부산 35 △경기69 △강원37 △충북38 △충남63 △전북53 △전남 81 △경북84 △경남69 △제주7 △중앙 79등 7백8명.
「야투」는 당초 대의원을 7백40명 정도로 보고 그중 4백명을 목표로 서명 작업을 시작, 3백31망 서명을 얻어 목표의 85%는 이미 달성했다는 주장.
그러나 당내 계파 중 이철승·이충환·유치송·김재광계가 「절대불응」의 지시를 내렸고 신도환·고흥문계가 「일단 관망」, 화요회(회장 한건수 의원)가 「중립」태도 표명 등으로 사실상 불응 쪽에 기울어진 상황에서 85% 달성은 『과장숫자』라고 보는 것이 당권파 쪽의 분석.
서명의 주력은 김형일·오세응 의원 등이 가세한 김영삼·이민우·정해영계 대의원들.
이들 대회 요구파에서는 대의원 과반수의 서명 목표로 작업을 계속하고 있고 「일단관망」 을하고 있는 신도환·고흥문계 중 1파만 가세해도 과반수는 쉽게 넘오리라는게 이들의 전망이지만 그게 쉽지 않은 일이라 고전불면.

<개인 호주머니 턴다지만>
「야투」의 조직은 그들 주장에 따르면 회원이 4천7백여명.
지난해 4월18일 이철승 대표의 말썽 된 해외발언을 계기로 중견 당원
35명이 발기, 11월 서울시 지부를 끝으로 11개시·도 전국조직을 완료.
지방조직은 당내 모든 계파가 참여하고 있고 중앙조직에만 이철승·신도환계가 불참하고 있다는 것이나 그동안 중앙조직에서는 전당대회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이충환·유치송·김재광계가 대표를 사실상 철수시켰고 고흥문계도 최근 소극 자세로 전환.
그러나「야투」의 방대한 조직과정과 서명 전위대 활동에는 상당한 자금이 들었을 것이고 『각자 가난한 호주머니를 털어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김영삼·이민우·정해영씨 등이 자금「소스」일 것이라고들 보고 있다.
이들의 주장대로만 해도 1차 서명작업에 든 자금이 1백20만원 정도.
그러나 당권파 쪽에서는 돈을 주고 표는 사는 것이 아니더라도 대의원1명을 상대하는데 1만원 꼴로 배정됐을 것이라고 보는 이도 있으며 공식 서명반 42명, 비공식요원 20여명이 활동했는데 교통비 숙식비 교섭비 등을 계산하면 1만원 꼴도 축소된 결산서가 아니냐고 말하고있다.
자금의 주입과 함께 초래되는「야투」의「이미지」손상을 막는 방안으로 일부에서는 회비제를 채택, 경제 자립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실현될지 의문이다.

<중진들 견해도 각양각색>
현재 「야투」및 전망대회 소집과 관련한 문제들에 대해 당 중진들이 갖고있는 견해와 입장을 정리하면-.
◇당권파
△이 대표=대사(선거)를 앞두고 전당대회를 여는 것은 당의 전력약화를 의미한다. 대통령 후보는 현실적으로 무의미하다고
△신도환 최고위원=당원들이 모두 원한다면 전당대회를 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당력 소모는 피해야 한다.
△이충환 최고위원=대통령 후보를 내야한다면 먼저 통일 주체 대의원 선거법 개정노력부터 해야한다. 서로 극과 극을 달려 실력대결을 한다면 승자도, 패자도 없이 신민당은 풍지박산이 된다.
△유치송 최고위원=어차피 상징적 의미의 대통령 후보라면 표 대결이 아니라 당원 전체의 만장일치로 추대돼야 의미가 있다.
△고흥문 최고위원=전당대회도 필요하다면 열어야 한다. 그러나 「야투」도 동상이몽이다. 관심 없다.
△김재광 최고위원=당권 경쟁은 피해야 한다.
◇「야투」·비당권파
△김영삼 전 총재=현실적으로 의미가 있든 없든 대통령 후보는 큰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는 차원에서 생각할 문제다. 야당은 반드시 대통령 후보를 내야한다.
△이민우 국회 부의장=당의 실추된 「이미지」를 쇄신해야 한다.
△정해영 의원=소석이 「사꾸라」라면 대통령 후보가 되려는 사람은 왕「사꾸라」다. 전당대회는 대통령 후보 선출이 아니라 소석 퇴진을 위해 열어야 한다.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
이런 상황에서 추리할 수 있듯이 『대추나무에 연 걸리 듯』(이철승 대표 표현) 복잡한 사정을 안고 신민당 당권파·비당권파가 접촉을 활발히 펴고 있다.
접촉 과정에서 김원만 의원 같은 이는 『이번에 대통령 후보를 낸다면 신민당은 다시는 개헌 주장을 못하게되는 자가 소착에 빠진다』고 색다른 의견을 제시했고 (이충환 의원의 말) 정해영 의원은 시종 『소석이 물러나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이민우 국회부의장·정해영 의원에 이어 유치송·이충환 최고위원을 차례로 만난 김영삼 전 총재는『야당이 언제 되는 일만 해왔는가.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도록 투쟁하는게 야당이 아닌가』며 대통령 후보의 필요성만 역설.
당초「야투」는「대통령 후보지명」만을 의제로 해서 서명을 받았으나 정해영 의원 등이 후보 지명 아닌「당권경쟁」을 분명히 밝히고 나옴으로써 전당 대회 추진파 자체가 「대통령후보 지명의 건」이외에 「당헌 개정의 건」을 추가하거나 어느 한쪽을 택일할 단계가 돼 가고 있다고
이런 상황 때문에 「야투」의 핵심 조직간부들도 전당대회는 「대통령 후보지명」을 위한 것도, 「당권 경쟁을 위한 것」도 아니며 다만 당초의 뜻대로 「대통령 후보 지명 여부 결정을 위한 것」이라고 상부의 엇갈린 견해를 비판하는 자세조차 보이고 있다.
대회소집에 필요한 대의원 3분의1 서명을 이미 받은 「야투」가 기계적으로 과반수라는 서명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전당대회 소집까지는 상당한 난관을 겪어야할 것 같다. <주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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