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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4년 전 무소속 돌풍 재연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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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호남에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 바람이 다시 불까.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텃밭으로 인식돼 온 이 지역은 2010년 선거에서 무소속 바람이 거셌다. 당시 전남에서는 여수·순천·광양·화순·곡성·강진·신안 등 7곳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무소속 돌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광주시장 선거에 나선 강운태·이용섭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점친다. 두 후보는 “늦어도 28일까지 단일화하겠다”는 선언을 한바 있다.

 ◆전남=지역 정치권에서는 적게 3∼4명, 최대 10여 명까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측한다.

 우선 순천·여수·나주시는 현직 시장이 무소속 후보로 나서 불꽃 튀는 대결이 예상된다. 영암·곡성군에서도 현직 군수가 새정치연합 후보와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순천시의 경우 민선 1∼4기까지 민주당(새정치연합) 후보가 승리했다. 하지만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잇따라 당선돼 여수·광양과 함께 전남 동부권 무소속 돌풍의 진원이 됐다. 이번 선거에도 새정치연합 허석 후보에 맞서 현직 시장인 조충훈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 연승의 분위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전직 단체장이 무소속으로 나오는 화순·구례·장성·진도 등에서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부부·형제 대결로 화제가 됐던 화순에서는 새정치연합이 전남도의원을 지낸 구충곤 후보를 내세웠다. 구 후보의 강력한 대항마는 전직 군수 출신인 임호경·전형준 후보다. 이들은 선거 경험이 많고 조직력이 탄탄해 새정치연합 측에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암도 현직 군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새정치연합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전남도의원을 네 번이나 지낸 전동평 후보를 공천했다. 3선에 도전하는 김일태 군수가 이에 맞서 도전장을 던졌다. 김 후보와 다른 무소속 후보인 최영열 후보 간의 연대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전북=전북에서는 전주·김제시와 완주·임실·진안·무주군 등 5~6곳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새정치연합의 공천자들과 치열한 싸움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무소속 후보들이 잇따라 단일화를 선언해 선거판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주시장 선거는 새정치연합이 공천한 전 전북도정무부지사 출신의 김승수 후보와 완주군수를 지낸 임정엽 후보 간의 다툼으로 사실상 좁혀지고 있다. 지난 20일 임정엽 후보와 광역·기초의원 30여 명은 연대를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 16년간 지역을 지배해 온 독점권력을 해체해야 시민정치의 꽃을 피울 수 있다”며 대물림 정치의 폐단을 정리하자고 촉구했다. 김승수 후보 측은 “상대를 비난하는 네거티브 대신 지역을 발전시키고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정책 대결로 선거를 치르자”고 맞서고 있다.

 농촌지역 기초단체에서는 이미 후보끼리 단일화를 선언한 곳도 있다. 완주군수에 출마한 무소속의 박성일·이동진 후보는 지난 19일 박 후보 단일화에 합의해 새정치연합의 국영석 후보 측이 긴장하고 있다.

 임실군도 무소속이 연대할 경우 새정치연합 후보가 힘든 싸움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후보자가 새정치연합 김택성 후보와 무소속 이종태·박기봉·한병락·한인수·김학관·심민 후보 등 7명이나 된다. 여론조사에서 후보 간 격차가 오차 범위로 나온다. 전체 유권자가 2만5000명에 불과해 누구든 4000여 표만 얻으면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진안군은 새정치연합의 이명노 후보를 무소속 송영선·이학로 후보가 간발의 차로 추격하는 모양새다. 선거 막판 무소속 후보가 연대할 경우 승패가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단체장으로서의 적합성·청렴도·경력 등 면에서 뒤져 떨어져 나간 무소속 후보들끼리의 단일화 효과는 찻잔 속 태풍일 뿐”이라 고 말했다.

장대석·권철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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