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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탄과 경계와 이해…|일 「매스컴」에 한국특집 「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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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김두겸 특파원】『아무런 예비지식도 없는 순 풋나기가 아무리 과격한 말을 해도 여기에 반론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의 대한 비판은 그야말로 제멋 대로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본인, 특히 일본 「매스컴」의 대한태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어 주목을 끈다.
각 신문·잡지에서는 앞다투어 한국 특집을 다루고 있고 한국에 관한 책 출판도 「붐」이다. 일본에서 한국 「붐」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
작년 가을 종합지 『문예춘추』(8월호)의 『한국-검은 유착으로부터 이륙』을 시발로 『현대』(12월호)의 『불황에 빠졌던 한국경제가 공격해오고 있다』, 『보석』(78년1월호)의『드디어 중·소에 상륙하는 한국경제』등의 매우 화려한「타이틀」을 붙인 한국 특집이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 자극 받아 신문도 질세라 일본경제신문은 『한국경제특집』(77년12월2일자) 「아사히」(조일)신문은 12월1일부터 8회에 걸쳐 『달리는 한국』이라는 제 하의 연재물을 실었다. 주간지도 질 수 없다.
『주간문춘』(1월26일자)은『주식회사 한국의 폭발』을 내어놓았다.
TV방송국은 한국 현지 촬영에 나섰다.「NHK」는 지난1일 TV방송25주년 특집에서 『약진하는 한국』이라는 특별 「프로」를 방영했고 「NTV」등 민간 방송국에서도 다투어 한국의 이모저모를 단편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실정.
신문·잡지·TV 등에서 한국의 발전상이 크게 소개되자 각 출판사에서는『경제발전 소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역사·문학·예술 등 『한국을 바로 알자』는 「타이틀」로 각종 서적을 출판. 소설가가 쓴 『한국의 도전』은 구하기가 힘들 정도다. 『한국의 도전』의 저자 「도요따」씨는 지금까지의 일본인의 대한비판자세를 맹렬히 비난, 『일본인은 의식적으로 한국에 대해 음흉하고 두려운「이미지」를 심어 왔다』고 서문에서 말하고 있다 .한국이 못살면 「멸시론」이 압도했고 이제 성장이 눈부시게 되자 「위협론」이 나오고 있다.
이는 모두 『한국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채 경거망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한국문화는 「도요또미·히데요시」에 의해 짓밟혔고 한국경제는 지금 일본에 『말로 주고 되로 받는 꼴』인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은 소련·북괴 다음의 세 번째의 싫은 나라라고 밝혀왔다.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서울에 지하철이 있고 7백만 가구 중 5백만 가구가 TV를 갖고 있다는데 일본인들은 눈을 둥글게 뜨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제 『한국을 바로 알자』는 소리가 밑바닥에서부터 솟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50년대 후반 이상의 구세대가 잘못된 선입견으로 무조건 악의로 비판하는 것에 맹종했으나 이제는 전후세대가 주도, 가까운 이웃으로 바로 알자』는 태도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의 도전』『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30사』등.
경제관계에서 서서히 탈피, 『따뜻한 마음을 심어준 역사와 풍토』를 소개하는 『한국, 이웃나라』『일본문학의 고향, 한국』(일본「산께이」신문사출판) 등이 나와 한국에 대한 이해범위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확실히 일본인의 대한자세는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한국 경제의 급속한 발전을 한편으론 경계하면서도 『가깝고도 먼 나라』에서『가까운 이웃』이 되어 서로 협력,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대비해 나가야한다는 사고 방식이 고개를 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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