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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비즈 칼럼

외국인 투자 유치, 항공시장 키우는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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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정문교
㈜아태항업 항공컨설턴트?기장

외국 항공사의 투자를 일부 받아 국내에 항공사를 설립하는 문제로 최근 논란이 적지 않다.

항공법상 외국인은 49%까지 투자를 할 수 있다. 에어아시아에서는 25%의 지분 투자를 하겠다고 한다. 우리 대형 항공사 중 하나는 체코항공에 44%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에서 합작법인을 설립해 화물항공운송업을 한 경험도 있다. 내국인은 외국 항공사에 투자하면서 외국 항공사의 투자를 반대하는 것은 이중 잣대가 아닌가?

 또 하나의 반대 이유는 항공 주권과 기간산업 보호론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형 항공사 2개를 포함해 저비용항공사(LCC)까지 7개의 민간 항공사가 있다. 1960년대 국영항공사 하나밖에 없던 시절에는 이러한 주장이 일리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항공자유화로 경쟁과 개방이 대세인 요즘에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없는 주장이다.

 우리나라는 LCC의 운송점유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2012년 말 현재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에서는 대형 항공사와 그 자회사들이 96.6%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항공사의 경쟁력을 높이며, 충분한 공급과 경쟁에 따른 운임 인하로 소비자의 이익을 증진토록 유도해야 한다. 외국인의 투자에 대해서도 항공법을 준수한다면 허용하고, 내국인 대주주가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지 여부만 점검하면 될 것이다.

 현재 우리 항공시장에는 국적 LCC보다 운임이 훨씬 싼 외국 LCC가 계속 취항하고 있다. 일부 외국인 투자를 받더라도 더 경쟁력 있는 국적 LCC를 설립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국적 LCC가 설립될 경우 항공기 한 대가 보통 60∼80명을 직접 고용하니, 20대만 운영해도 15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긴다. 여행·정비·화물 등 연관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까지 감안하면 고용 없는 저성장으로 고민하는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문교 ㈜아태항업 항공컨설턴트?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