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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식언 일삼는 비겁한 장사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카메라」가 모두 일제군요』
『그래도 「컬러·필름」은 미제입니다.』
「미·일 무역전쟁」 미측「휴전」대표 「스트라우스」와「후꾸다」일본수상의 대화 한 토막.
학점으로 치면 A학점이라면서 「휴전」결과에 일단 만족을 표시한 「스트라우스」씨지만 그래도 미심쩍어 올10월께 일본의 무역흑자 감소 추진결과를 다시 확인하자고 다짐했다.
「후꾸다」수상의 식언습관, 아니 일본인의 공통적인 버릇 때문인지는 몰라도 구미인들은 일본의 약속을 좀처럼 믿지 않는다.
작년가을 일본을 방문한(일본무역진흥회초청) 구주경제기자 31명도 귀국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진정한 수입자유화가 소망스럽다고 말해 일본인의 「식언」을 경계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들의 눈에는 일본이『저임금을 바탕으로한 값싼 상품을 「덤핑」수출하고 이에 반해 수입을 철저히 규제, 외국 상품이 발들여 놓을 틈도 없애는 비겁자』로 비쳐졌다.
『전후 일본과 구주는 교통수단의 발달로 전전에 비해 거리 면에서는 매우 가까워졌지만 마음과 마음사이는 전전보다 더욱 멀어졌다. 일·구간을 마음으로 가까운 나라로 만드는 것이 소망이다. 이를 위해 소리를 버리자』는 「후꾸다」수상에 대해 그들은『정치적인「시장개방발언」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진정한 수입자유화·거대한 상사들의 비밀폐지·수입상품의「카르텔」폐지 등 일본이 참된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반격한다.
그들의 눈에 비친 일본인은 한마디로 말해『「트랜지스터· 라디오」「세일즈맨」』.
구주 쪽에서 우수상품을 만들어 일본시장에 들어와야 하지 않느냐는 일본측 주장에 대해 구주경제담당 기자들은『구주각국이 아무리 우수한 상품을 만들어도 일본은 즉각 그것을 모방, 역습해올 것이 뻔하다』고 말한다.
일본인은 외제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미쓰꼬시」나 「다까시마· 야」백화점에 가면 「프랑스」제「백」과 향수, 영국제 홍차, 「스카치·위스키」를 수입, 판매하고 있다.
이것을 내세워 일본은 우수한 외제는 얼마든지 수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영국에「닛산」자동차 한 대만 팔면 그 이익금으로 「스카치·위스키」를 수백병이나 살 수 있다.
그들은 향수나 「위스키」같은 사소한 것을 상대로 하지 말고 좀더 덩어리가 큰,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해야 된다고 반격한다.
그러면서 점잖은 충고도 잊지 않는다. 『한 나라의 역사에는 「사이클」이 있다.
일본도 언젠가는 한국·중동 등의 국가에 추월 당해 지금의 영국과 같은 신세가 될 날이 있을 것』이라고.
이와 함께 「황화론」(서구인의「아시아」인 공포증)은 한국에까지 비화, 「덴마크」의 「보·센」지 「H·솔호름」기자는 『한국의 폭발적인 경제성장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일 진출은 이미 늦었지만 한국에 대해서도 전철을 밟아서는 안되며 따라서 『최신공업국 한국에 하루빨리 전임주재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동경=김두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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