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을 한길로 「곶감장수 병서방」|강능시 성남동 변동선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곶감장수 변서방-. 강능시 성남동 205 변동선씨(50)는 40년간 오직 곶감장수를 천직으로 살아온 외곬인생. 언론도 그렇지만 2대째 곶감장사에 종사, 강능시장 강바닥의 터줏대감이 됐고 전국의 장인들 사이에도 『곶감 장수 변서방』이라면 통할 정도.
감주산지인 강능 지방 농촌을 돌아다니며 곶감을 모아 전국의 중간 도매상에게 팔아 넘기는 중간수집상인 변씨는 신용이 좋기로 이름나 강원도내는 물론, 제주에서까지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변씨가 곶감장사에 손을 댄것은 보통학교 3학년때인 10세때부터.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을 돕기 위해 학교를 집어치우고 아버지 변공무씨(사망)를 따라 장사를 시작한것. 처음엔 타지방에 물건을 날라다 주거나 각지역 장날을 찾아다니며 곶감을 파는것부터 배웠다.
특히 곶감은 겨울철에만 나기 때문에 대관령 눈길을 넘을때는 손발이 얼어 터질 정도었으나 변씨는 어른 상인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뛰었다. 이렇게 해서 얻은 구전은 곶감 1접에 쌀반되값.
『곶감은 건조상태에 따라 품질이 좌우되지요.』 변씨는 품종도 중요하지만 곶감은 건조와 손질이 잘 되어야 제값을 잗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능지방의 곶감은 단맛이 특색이라 전국에서 수정과나 약식재료로 각광을 받아 값이 좋다는것이다. 전국 3대감 주산지인 상주나 남원은 춘시가 많지만 강능은 곶감 싸리나무로 꿰어만드는 건시가 특히 유명하다고.
곶감강수로 3남2녀를 모두 대학까지 진학시킨 변씨는 그러나 곶감도 이제 양과에 밀려 수요가 줄었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곶감장사도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면서 숱한 애환이 담긴 주름진 얼굴에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강능=권혁룡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