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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 러시아」가 그리운 「파리」의 10안 「러시아」인|【파리=주섭일 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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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이「차르」황제를 구하시도다.』 지난 1일 저녁「파리」의 골목에 우렁차게 울려 퍼진 적기가 아닌 제공 「러시아」국가소리에 축제 분위기의 「파리지앵」들이 어리둥절 할 수밖에 없었다. 때아닌 「러시아」 국가의 출처는 80대의 노인들이 「러시아」장교 복장에다 훈장을 달고 엄숙히 황제의 명복을 비는 모임이었던 것. 1917년 「레닌」 이 공산혁명에 성공한 후 세계가 완전히 망각했던 「차르」제의 추종자들이「니콜라이」2세의 초상화를 걸어 놓고 그를 위한 기도와「러시아」제국연합 함대 창설2백7l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했던 것이다.
『우리는 혁명이 고작 수개월, 길어야 1년으로 생각했다. 우리는 피난 보퉁이 위에 금방 고향에 돌아갈 듯 언제나 앉아 있었다. 그런데 벌써 60년이 흘러갔다!』
『돌아오지 않는 봄』을 기다리며 「파리」에서 살아 온 소련인 아닌「러시아」인들은 10만 여명이 죽고도 현재 줄잡아 10여만명. 1917년2월부터「파리」로 줄 이은 망명행렬은 오늘날 작가「시냐프스키」등 반체제작가에 이르기까지 끊일 줄 모른다. 망명가들의 출신성분도 각양각색.
「모스크바」「라스푸친」「도미니크」등 「코사크」춤에서 오늘날 소련유행가에 이르기까지 「러시아」민속을 무기로 영업하는「카바레」식당도 다수. 이곳에는 문지기가 백작아니면 남작이요, 요리사가 장군이나 대령이며 가수는 제국극장의 별에다 「댄싱」지휘나 춤에는 제국「발레」학교 교수들이다.
유명한 『전쟁과 평화』 의「톨스토이」재단을 운영하는 백작부인 역시 바로 그의 손녀다.
현재는「돈·코사크」사단장 94세의 「포즈데이에프」장군의 「돈」강의 「코사크」』협회와 제국 황제 친위 친목회가 남았을 뿐이다. 이제 신문도 반공 반「마르크스」적인 주간『「러시아」사상』 만이 1만부를 찍고 있을 뿐. 이 신문은 소련의 광고를 실어 중요한 재원으로 삼아 시대의 무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불로뉴」지방의『「러시아」장교도 62년에 문을 닫았다. 3만여권의「러시아」장서로 「투르게니에프」도서관을 운영하는 「오소르긴」할머니도 유명한 무정부주의자 「바쿠닌」의 종손녀이며 1922년 「레닌」에 의해 추방된 작가「미카엘·오소르긴」의 부인이다.
「파리」교외에 있는 「러시아」문학의 추억을 회상시켜주는 도서관 옆에 「메스첼스키」 공주가 세운 『「러시아」의 집』이 아직 있고 곁에 영원한 유형의 땅이라고 이들이 부르는 공통묘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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