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어업 갈수록 위축|어협 교섭도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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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해 3월1일 미·소의 2백해리 경제수역설정으로 「베링」해, 「캄차카」반도 근해의 황금어장을 상실한 우리 나라 원양업은 지난 1년간의 어획실적이 58만9천t으로 76년의 72만4천t에 비해 18.6%가 줄어드는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인도양의 참치 잡이가 예년에 없는 대풍어를 기록함으로써 북양에서 쫓겨나 인도양으로 전출했던 원양어선들은 오히려 수지가 호전됐고 「뉴질랜드」로 전출했던 20여척의 어선들도 값비싼 도미·문어 등이 많이 잡혀 북양때보다 호황을 구가, 업체별로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곳도 있다. 그러나 전체로는 어획고 감소, 수출감소 등 위축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원양어업의 실정.
그 동안 원양어업의 어획고는 72년 232.9%, 73년 60.9%, 74년 16%, 75년35.2%, 76년 28.1%의 지속적인 신장을 보여왔다.
한편 주요 연안국가들의 잇따른 경제수역선포로 자유롭게 고기를 잡을 수 있는 어장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에 있어 올해의 어획실적은 다시 작년보다도 23.9%가 줄어든 44만8천t에 그칠 전망이어서 원양어업의 활로 모색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바다를 끼고있는 연안국은 1백27개국. 이중 미국 소련 일본을 비롯한 51개국이 지난 연말까지 2백해리 경제수역을 설정했으며 나머지 76개국도 대부분 경제수역 선포를 준비중이어서 원양어업의 어장사정은 계속 악화일로에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추세에 대응하여 현재 50여개국과 어업협력을 위한 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비싼 입어료, 경제지원요구, 자국선원승선 등 까다로운 조건을 붙이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협력이 이루어 진다해도 적지 않은 불이익을 감수해야할 실정이다.
현재 정부측은 민간「베이스」의 어업협력이 이루어져 우리어선이 새로 진출한 나라는 「모리타니」에 46척이 진출한 것을 비롯, 「뉴질랜드」에 19척, 「이란」에 20척, 「말레이지아」에 2척, 일본 북해도에 19척 등이며 「브라질」에 수개공을 비롯한 국내원양회사소속 새우잡이 어선 60척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밖에 「칠레」에 8척 「오만」에 2척의 입어가 확정되었고 「기니비사우」「아르헨티나」와의 교섭도 긍정적이다.
현재 우리 나라의 원양어선은 8백50척. 이중 3백1척이 태평양에, 3백20척이 대서양에, 1백79척이 인도양에서 조업중이다.
경제수역선포가 본격화되기 전인 76년 말까지만 해도 북양을 포함한 태평양이 원양어업의 중심 해역이 되어 태평양에 3백61척, 대서양에 3백45척, 인도양에 1백43척이 배치되어 있었으나 북양 어장의 상실로 태평양해역의 어선 60척이 대서양(25척) 인도양(35척)으로 전선, 새로운 어장을 찾고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원양어업계 전체의 불황과 어두운 전망에도 불구하고 일부해역에서는 예년에 없던 호황을 누린 곳도 있다.
인도양으로 자리를 옮긴 어선들은 3년 래의 참치대풍어로 작년 10월까지 이미 76년도 1년간 실적을 1만t가까이 넘긴5만2천3백t의 어획실적을 올렸다.
이같은 사정은 이웃 일본도 마찬가지여서 우리의 대일 참치수출을 어렵게 만드는 사태까지 빚고있다.
한편 북양의 명태어획실적도 작년10월말 현재 21만5천t을 기록, 76년의 44만4천t에는 미달될 것이 불가피하나 지난해 연초에 우려했던 것처럼 15만t을 밑돌아 국내수요에도 미달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정부는 원양어업의 타격을 연근해 어업개발로 보전하기 위해 적극적인 연근해 어업진흥책을 펴기로 하고 생산량도 77년의 1백41만2천t에서 1백53만7천t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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