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자 김동욱 박사 (연세대 교수·사진)가 최근 개인 잡지 형식의 「통신」 첫호를 냈다. 자신의 한글 「타이프」 솜씨로 「프린트」하여 『나손 서실 통신』이라 표제 했는데 나손이란 경주 김씨 후예라는 뜻의 김 박사 아호.
『서로 분주해서 의견과 정보를 나눌 겨를이 없고 일일이 편지 내기도 번거로워 공통된 통신으로 꾸몄다』는 것이 창간의 변.
1∼2개월에 한번씩 내리라고 하는데 『뜻 있는 친구가 있어 간수해 주시고 심심풀이나마 뜻 있는 일이 되었으면 망외의 기쁨이 되겠습니다…. 「타이프」로 치니 한글 전용이 되었습니다만 저는 한글 전용론자는 아닙니다.』
제1호의 내용은 『임란 이전의 갑옷』 『MBC 「타국」의 의상 고증』 『울산 처용암 탐방기』 『여행자 문학의 가능성』 『국학자 열전 ①-조윤제 선생』 『전국 가비 건립 동호회 회원 모집』 『기증 받은 도서』 『해를 보내면서』 『근간 광고』가 그 전부. 사육 배판 크기의 종이 6장을 철한 것이니까 서재의 짤막한 소식들. 하지만 의상 문제에는 최신 자료에 손수 그림까지 그리는 등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여 한층 이채롭다.
총 경비는 3백부를 찍어 우송하기까지 1만2천원. 「제록스」 집에서 「오프세트」 인쇄비가 1만원을 차지했다. 그리고 10원짜리 우표를 붙여 2백부 우송했다. 이 창간 「통신」에는 세밑의 연하장 구실까지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