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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증 일으키는 돼지풀, 눈에 띄면 바로 뽑아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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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김승민 학생

안녕! 난 람사르 프렌즈(Ramsar Friends)라는 환경 동아리를 만들어 환경운동을 하고 있는 유김승민이야. 내가 이렇게 소중에 편지를 보낸 이유는 환경운동은 우리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야. 나의 활동을 통해 환경에 관심이 있는 소중 친구들도 망설이지말고 환경운동에 도전했으면 좋겠어. 먼저, 내가 왜 환경운동을 하게 됐는지 소개할게. 나는 2009년부터 11년까지 중국 베이징에 살았어. 집 앞에는 작고 예쁜 하천이 흐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쓰레기가 쌓이더니 오염되기 시작했어. 여름에는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악취가 심했고 벌레들이 생겼지. 작고 예쁜 하천은 점점 고약한 냄새가 나는 쓰레기 하천으로 변했어. 그 모습을 보면서 환경은 지금 가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지.

한국에 돌아와 보니 신선한 공기와 맑은 물이 고마웠어. 하지만, 중국에서 예뻤던 하천이 금세 변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터라 지금처럼 자연이 건강할 때 소중함을 알리고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구체적인 환경운동을 계획했어. 나의 첫 번째 환경 프로젝트는 ‘변기 프로젝트’야. 절수형이 아닌 오래된 일반 변기의 뒤쪽에 물이 담긴 1~2L의 페트병을 넣어서 물을 내릴 때마다 그만큼의 물이 절약되는 것이지. 8가구를 섭외해서 설치한 후 두 달 뒤에 수도사용량을 체크해 봤는데, 큰 폭으로 줄었어. 처음에는 뭘 이런 걸 설치 하냐고 귀찮아 했던 동네 아줌마들도 기뻐하셨지.

혹시, 습지가 왜 중요한지 소중 친구들은 알아? 습지는 말 그대로 ‘젖은 땅’을 말해. 바다를 제외하고 갯벌, 논, 저수지, 강, 하천 등과 같이 물을 담고 있는 곳이면 다 습지로 볼 수 있어. 습지는 물을 깨끗하게 걸러주는 역할(그래서 우리 몸의 콩팥과 같은 기능)을 하고 스펀지처럼 물을 담아둬 지하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줘. 또 갯벌은 태풍을 막아주는 완충역할을 하고 다양한 생물의 보금자리가 돼. 무엇보다 습지에서 자라는 풀과 나무들은 산소를 만들어. 정글과 숲보다도 더 많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를 막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지.

그런데 우리는 고마운 습지를 어떻게 다루는지 생각해 봤어? 맛조개를 잡겠다고 소금을 마구 넣고, 재미로 게를 잡고 말이야. 게는 우리의 체온 때문에 화상을 입어. 얼마 전에는 TV프로그램에서 어른들마저 마구 갯벌을 헤집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속상했어.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평소 환경 운동에 뜻을 함께하던 친구 박은규와 함께 ‘람사르 프렌즈’라는 환경 동아리를 만들었어. 람사르 프렌즈는 세계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우리나라의 습지를 보호하고 홍보하는 동아리야. 처음 활동은 2013년 여름, 강화 매화마름 논 습지를 찾아가 토종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 돼지풀을 제거하는 활동이었어.

1 유김승민군과 ‘람사르 프렌즈’를 함께 만든 박은규(왼쪽)양이 돼지풀 제거 활동을 하고 있다. 2 초등학생팀으로는 유일하게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 동아리로 선정된 ‘람사르 프렌즈’.

돼지풀이 무엇인지 아니? 돼지풀은 환경부에서 지정한 유해식물로 번식 속도도 엄청나게 빠르고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며, 화분병을 일으키는 악독한 식물이야. 얼마나 강한지 몇 년을 땅 속에서 견디다 다시 나온다고 해. 사람에게 이로운 토종 식물 개똥쑥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줄기를 보면 구분이 가능해. 줄기에 털이 난 것이 돼지풀이고 없는 게 개똥쑥이야. 혹시 이런 풀을 보게 된다면 꼭! 뽑아야해.

돼지풀과 사투를 벌이며 생각했어. ‘많은 사람이 참여한다면 이깟 돼지풀 따위는 쉽게 제거해 버릴 수 있을 텐데’라고 말이야. 더 많은 친구가 환경운동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울 시립 청소년 드림 센터 동아리 모집에 신청하고 초등학생팀으로도 유일하게 선발됐어. 이건 팁인데, 서울 청소년 드림 센터 동아리로 인정받으면 기본 20만원의 지원금이 있고, 활동을 온라인 카페에 알리고 매월 말 열리는 회장단 회의에서 활동 보고를 하면 추가 활동 물품이나 회의 장소도 제공받을 수 있지. 청소년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어.

자, 정식 동아리도 인정받았겠다, 열심히 하는 일만 남은 거지. 하지만 외래종을 제거하는 활동은 우리가 모두 초등학생들이라 매주 활동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어. 집 근처에서 할 수 있는 환경운동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또 하나의 중요한 활동을 찾았어. 친구들과 ‘캐리비안 베이’로 놀러갔을 때인데, 엄청난 양의 쓰레기들이 무분별하게 음식물과 함께 섞여 버려지고 있는 거야. 집에서는 어머니들이 열심히 분리수거를 하는데, 밖에서는 잘 안 되는 거지. 머릿속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무슨 아이디어냐고? 그건 2탄에 소개할게. 이제 글을 읽고 람사르 친구가 되고 싶은 소중 친구들은 주저 말고 나에게 연락해줘.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노하우를 다 공개할게.

서울 상암초6 유김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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