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한의 석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아시아」의 석유에 관한 『「해리슨」연구보고서』라는 것이 있다.
미국 「콜럼비아」대 출판부에서 최근에 간행한 이 보고서는 『중공·석유·「아시아」, 분쟁은 있을 것인가』라는 제목을 달고있다. 국판크기 317「페이지」의 청서.
백서 아닌 바로 「청서」인 점을 주목하게 된다. 이 보고서를 집필한 「셀리그·S·해리슨」은 「워싱턴·포스트」지의 동경지사장을 역임한 노련한 기자. 그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3백여명과 「인터뷰」한 것을 기초로 작성한 이 보고서는 이른바 미국 C1A의 「에너지보고서」보다도 신중하다는 평가를 받은바 있다.
흥미 있는 사실은 이 보고서 가운데서 언급된 북한의 석유사정이다. 북한의 연간 석유수입량은 1천 3백 80만「배럴」쯤 된다. 우리의 10분의 1 가량이다. 이 가운데 절반이 훨씬 넘는 67%는 중공에 의존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소련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북한에 있는 두개의 정유공장은 소련에서 수입한 시설이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공장을 움직이게 하는 원유는 중공으로부터 수입되고 있다. 지난해 1월엔 중공의 대경유전과 직접 연결하는 「파이프라인」까지도 건설했다.
「해리슨」은 북한의 해안에 대량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는 믿을만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문맥으로 보아 이 구절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해리슨」보고서』는 「황해」를 석유의 보고로 겨냥했다. 1968년 「유엔」의 「아시아」연안지역 광물자원 탐사반은 미 해군 정찰비행기에 의해 공중자력탐사를 한 일이 있었다. 이들이 작성한 보고서는 특히 황해의 대륙붕 밑에는 두터운 유층과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에머릭」보고서』로 불리는 이 탐사자료는 그 표현에 있어서도 「그레이트·포텐셜」(굉장한 잠재력)이라고 했다. 보고서의 문구로는 상당히 강한 「뉘앙스」를 갖는다.
『「에머리」보고서』는 황해가운데서도 군산의 서쪽 해안이 고생대와 신생대의 지층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해저석유의 80%는 이런 지층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해저석유개발은 막대한 시설과 기술과 자본을 필요로 한다. 「해리슨」은 육상의 경우보다 3배 내지 4배의 비용이 더 든다고 지적했다. 기술도 또한 고도의 수준이 요구된다.
외신은 최근 북괴가 「싱가포르」의 한 석유탐사회사와 조인을 맺고 대륙붕의 석유탐사에 착수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그 후보지는 대동강의 하구일 것으로 짐작하는가 보다.
북한보다는 모든 여건에서 앞서있고 특히, 석유의 부존가능성도 훨씬 높은 대륙붕을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무엇인가 서둘러야할 때가 된 것 같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