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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최선의 예방법은 백신 접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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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에 노출된다는 의미다. 때로는 몸안에 내재돼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작동해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상포진이 이런 경우다.

어렸을 때 수두를 앓고 난 뒤 척추 등 신경절에 남아 있던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고개를 든다. 대상포진이 걸리는 과정이다. 칼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고통의 왕’으로 불린다. 대상포진의 통증은 산통(産痛)에 비유되기도 한다. 대상포진은 그리 단순한 질환이 아니다.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최원석(사진) 교수는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얼굴과 눈을 침범하면 시력 손상이 오거나 머리를 침범하면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대상포진은 중증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병”이라고 말했다. 면역기능이 정상인 사람 10명 중 3~4명,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 10명 중 6~7명 꼴로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더구나 한번 걸렸더라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예방을 강조한다. 최선의 예방법으로 권고하는 것은 백신 접종이다. 한 번의 접종으로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포진 예방백신은 50세 이상이 접종 대상이다.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로, 이 연령대에서 백신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 과거에 대상포진을 앓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도 접종 대상에 포함된다. 최 교수는 “백신 1회 접종으로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다”며 “미국과 우리나라 모두 대상포진 과거력이 있다 하더라도 접종이 가능하다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이 가장 좋은 예방법인 것을 알아도 실제 접종받기는 쉽지 않다. 걸림돌은 비용이다. 접종 비용은 18~20만원 선이다.

 하지만 최 교수는 “병원 자료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분석 결과를 보면, 대상포진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으면 100만~200만원 정도 소요된다”고 말했다. 중증도가 심할 경우 최소 1~2주 동안 병원에 입원해 항바이러스제를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다.

 게다가 백신은 대상포진의 가장 많은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최 교수는 “5만 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대상포진 예방백신 연구 결과 백신을 맞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병 위험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질병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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