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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노」(마르코스 정적 1호)에 총살형 선고-비 군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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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마닐라 25일 AP합동】「마르코스」「필리핀」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지난 72년9월 계엄령 선포이래 5년여 동안 구속되어 왔던 전 자유당 상원의원 「베니그노·S·아키노」 2세가 25일 군법 회의에서 국가 전복·살인·불법 무기 소지 등의 죄목으로 총살형을 선고받았다.
7인 군법 회의는 이날 12시간의 재판 끝에 「아키노」씨와 함께 「필리핀」공산당군 사기구 신인민군(NPA)지도자 「베르니베·부스카이노」 「빅토르·코르푸스」 등에게도 전복·살인 죄목으로 총살형을 각각 선고했는데 사형 집행일은 발표되지 않았다.
「아키노」씨는 선고가 끝난 후 보안원들의 호송을 받고 법정을 나서면서 『만약 「마르코스」가 나의 유죄를 믿는다면 내일 총살 받고 싶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아키노」씨와「부스카이노」 변호사들은 이 사건이 군법회의의 소관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26일 「필리핀」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6시간반 동안의 숙고 끝에 작성한 판결문을 낭독할 때 방청석에는 「아키노」씨의 부인·노모를 비롯한 친지들이 숨을 죽이고 있었다. 「아키노」씨는 6세짜리 막내딸에게 입을 맞추고 부인 「코리」여사의 뺨에도 입을 맞추면서 『좋다. 걱정 말라. 이것은 계엄령 아래서 정의를 조종하는 것에 불과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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