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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메아리…"이리를 돕자"|전국서 밀물친 온정…4만5천명이 1억2천만원|동양「라디오」서 구호캠페인 7시간생방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폐허를 딛고 일어서려는 이리시민를을 위한 온국민의 뜨거운 온정은 마치 둑터진 봇물처럼 전국에 물결쳤다. 18일 하오2시부터 9시까지 7시간동안 동양「라디오」가 벌인 특집생방송『이리이재민 돕기자선 「캠페인」』에는 방송사상 최고 액수인 1억2천60여만원이 모금돼 이리시민들의 의지가 결코 외롭지 않음을 보여줬다.
서울의 명동등 16개소를 비롯. 수원 인천 의정부 성남 군산 광주 전주등 모두 30개의 모금소에서 1천여명이 넘는 제작진이 참여해 진행된 이특집「프로그램」에는 방송시작 2시간전부터 많은시민들이 몰리기시작, 성금기탁자는 모두 4만5천여명을 헤아리게됐다. 방송과는 별도로 부산·대구등 6개 중앙일보지사에서도 성금을 접수했다.
성금기탁자들은 돼지저금통을 들고나온 유치원꼬마들을 비롯, 학생·가정주부·운전사·구두닦이등 각계각층이 총망라됐고 특히 가난한 서민층의 호응이컸다.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제1번으로 성금을낸 기탁자는서울명동파출소의 유기봉경장 (46). 유경장은 『며칠전부터 이「프로」에 1착으로 성금을 내려고 생각해왔다』며 2천원을 모금함에 넣으면서 수줍게 웃어보였다.
서울역앞 모금소를 찾은 모범운전사 이강국씨 (40) 는이날 마침 비번이라 큰딸 명희양(13)과 함께 신문 2천원어치를사 이재민돕기로 가두판매한 돈이라며 1만4천원을 기탁했다.
특히 서울영등포모금소에는 한국부인회 시흥2동분회원 최명보씨 (37)등 20여명이 상오10시부터 시흥에서 서울시내까지 걸어오며 가두모금한 성금 3만2천6백30원을 내놓았다. 이들은 「지난여름 수해당시 전국민이 보내준 온정을 생각해서라도 그대로 앉아있을수 없어 거리로 나섰다』며 울먹였다.
서울서대문구독립문옆 모금소에는 지게꾼 김해룡씨(46·서울종로구서하동46)가 하루번돈 8백원중 6백원을 내고 갔으며 신당동모금소에는 김승완군 (8· 무악국교1년) 이저금통을 가지고와 거금한 돈 1천원을 털어놓았다.
모금본부에는 진미식품대표 이재원씨 (50) 부부가「택시」를타고 달려와『이리시민들이 반찬거리가 없어 고생하고있다는 방송을 들었다』며 한끼 2만명분의 김치를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청주모금소에는 농부 박일순씨 (39·충배진천군만승면광혜원리)가 이재민들부식용이라며 6t 「트럭」에 자신이 직접 수확한 무·배추를 가득 싣고 달려오기도 했다.
또 수원시청에 근무하는 김모양은 「데이트」자금으로 쓰려했던 돈이라며 5천원을 희사했고 전북어느 시에서는 윤락여성 20여명이 위문 편지와 함께 모은돈 3만6천7백85원을 내놓았다.
이자선 방송에 참여한 신혼 부부만도 30여쌍. 『성금을 내면 복받는다』며 신혼여행비에서 각기 1만∼3만여원씩을 성금했다.
무려 7시간 동안 생방송의 사회를 맡아 최장시간 사회기록을 세운 황인용「아나운서」 는 『「아나운서」생활중 가장 보람을느낀 7시간이었다』 며 『숱한 인정의 얘기에 눈물까지 흘렸다』고 흐뭇해 했다.
이 「캠페인」 에는 광주전일방송과 군산 서해방송이 협조했으며 엄앵란씨등 40여명의 연예인과 구국여성봉사단등 각 사회단체·저명인사들이 적극적인 호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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