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총은 심한 운영난… 존폐 위기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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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예총」이 심각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는 사실이 29일 서울「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예총」 주최 민족 예술 문제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자인 곽종원씨(건국대 총장·문예진흥 원장)에 의해 밝혀져 주목.
이날 『예술인과 「예총」의 현실』이란 제목으로 주제 발표에 나선 곽씨는 근본적으로 「예총」이 정부의 도움을 받아 유지되면서도 순수한 민간단체로 존속해야 한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문학 예술인 자신까지도 「예총」의 존재 가치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데다가 정부의 보조만으로는 운영은 물론 활동의 자유를 가질 수 없는 형편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예총」은 그 산하에 무용·음악·건축·미술·영화·국악·연극·사진·문학·연예 등 10개 협회를 두고 전체 회원이 1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나 각 협회의 활동은 미미한 편이고 얼마 전에는 몇몇 도지부가 중앙으로부터의 탈퇴를 선언하는 자중지란을 겪기도 했다.
곽씨는 이 같은 「예총」의 시련은 예술인들의 「예총」에 대한 인식이 「있으나마나 한 존재」로 희미해져 가고 있으며 정부의 관심도 최소한의 유지비를 보조하는데서 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
그러나 예술인들의 「예총」에 대한 관심이 미미해진 까닭을 『예술가 특유의 자기 본위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본 것은 다소 수궁이 가지 않는 점도 있다.
예술인들이 「예총」에 무관심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일단 「예총」에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곽씨는 『자립할 수 있는 「예총」, 그리하여 그 역사적 필연성에 못지 않게 주체성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운영 발전할 수 있는 「예총」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범사회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구체적으로 가장 시급한 일은 예총 회관을 건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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