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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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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의병·강병·강병·폭병·역병.
중국 전국시대 위나라의 병법가 오자는 군대를 이렇게 다섯 가지 칭호로 불렀다.
의병은 폭력을 금하고 무질서를 규제하는 군대, 강병은 병사가 많음을 믿고 공격하는 군대, 격노에 못 이겨 일어난 군대는 강병, 폭병은 무례와 탐욕의 군대, 역병은 나라가 어지럽고 피폐할 때 일어난 군대.
그 군대를 다스리는 장군은 중국 위료자의 지론에 따르면 『위로는 하늘의 제약을 받지 않으며 아래로는 땅의 제약을 받지 않으며 그 중간으로는 사람의 제약을 받지 않는 자』이다. 그는 장군의 자격을 『모름지기 마음이 너그러워 그 누구도 자극을 주어 격노를 일으킬 수 없는 자라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런 군대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기원전 2천5백년 무렵의 「이집트」·「앗시리아」·「이스라엘」·「아리아」, 그리고 「페르샤」 등 고대 국가에도 군대가 있었다.
이 때의 군대도 역시 편제를 갖추고 무장을 했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엔 사회적인 계층에 따라 무장이 달랐다. 귀족은 기병대로, 시민은 중무장의 보병으로, 천민은 경무장의 보병으로. 「아테네」의 군대는 20세부터 40세까지, 「스파르타」는 60세까지 병역에 임했다.
모든 군대의 한 가지 공통점은 질서를 존중하는 것이다. 그 질서를 과시해 보이는 행사가 바로 「퍼레이드」다.
이런 「퍼레이드」 의식은 세금을 낸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데 뜻이 있다.
군국주의 국가에서는 그 위세를 통해 국민에게 위압감을 주는 행사이기도 하다.
소련과 같은 나라는 혁명 이후 거의 해마다 혁명 기념일이면 「퍼레이드」를 통해 세계적으로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각종 신무기도 등장해 그 위력을 한결 돋보이게 한다.
군대의 「퍼레이드」가 때로는 감격의 장면을 연출 할 때도 있다. 우리는 6·25동란을 통해 우리 국군의 「퍼레이드」를 보며 얼마나 감격의 눈물을 흘렸었는지 모른다.
세계의 깃발을 나부끼는 「유엔」군의 행렬도 역시 그랬다.
「파리」의 시민들은 독일군을 물리치고 개선문으로 진주하는 연합군을 맞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었다.
10월 1일은 국군의 날. 29년의 원숙한 청년기를 맞은 우리 국군 장병의 늠름한 「퍼레이드」엔 절로 뿌듯한 마음을 갖게 된다. 국군의 노고에 하루만이라도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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