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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재의 활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연탄재의 활용방안이 최근 들어 우리 나라에서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폐기물의 재이용 문제는 인간환경의 오염 내지 파괴를 방지한다는 환경 정책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자원의 고갈을 막는 뜻에서도 절실한 문제다.
특히 전형적인 자원부족국가인 우리의 입장에서나 전세계적으로도 천연자원의 한계가 눈앞에 닥쳐오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오늘날, 폐기물의 자원화는 더욱 절실한 요청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선진외국에서는 『쓰레기에서 황금을』이란 구호를 내걸고, 쓰레기재생산업에 열을 올려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인 한 가지 사례를 든다면 쓰레기 가운데서 회수된 1t의 휴지는 17그루의 나무를 절약케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69년 미국에서는 1천1백50만t의 휴지를 거둬들여 결국 2억 그루의 나무를 절약케 한 셈이 되었다. 바꾸어 말하면 하나의 거대한 숲을 살려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웃 일본에서도 73년의 경우 휴지재생으로 5천9백40만 입방m의 목재를 절약했고, 쓰고 버린 깡통의 75%를 회수, 7만t의 「알루미늄」을 재생품으로 충당했다.
이밖에도 일본에서는 가전제품의 50% 「플라스틱」제품의 25%를 회수, 연간 철 4만4천9백t, 비철금속 4천9백t, 목재26만 입방m, 석유 28만㎘를 절약하고 있다고 한다.
구태여 이 같은 외국의 예가 아니더라도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폐기물을 갖다버릴 공간마저 모자라는 우리 나라의 실정에서 쓰레기의 재활용문제는 국가적으로 큰 역점을 두고 연구돼야 할 가장 긴요한 과제임을 누구도 부인치 않을 것이다.
현재 우리 나라의 쓰레기는 얼마 전 서울시 토목시험소가 실시한 표본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연탄재 및 흙이 79.26%로 그 대종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폐기물의 자원화방법도 외국과는 달리 우리 실정에 맞는 것이어야 함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 동안 우리 나라에서도 한국과학기술연구소가 연탄재에서 「알루미나」를 추출하여 「알루미늄」건재를 생산한데 이어, 건축용 벽돌과 방열·방한재 등을 만들어 내는가 하면 익산군의 한 농장에서는 연탄재를 비료화하는데 성공, 연간 1천만t의 연탄재로 1억원 이상의 물자절약을 가능케 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모두가 쓰레기의 효과적 처리에 따른 자원화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폐기물의 자원화를 위해서는 경제성, 즉 재생을 위하여 들이는 비용이 시원자원보다 저렴해야 한다는 전제가 충족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현재처럼 쓰레기 활용문제가 어느 한 지방자치단체나 개인에 의해 산만하게 추진돼서는 기대하는바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 것이다.
폐기물의 처리나 자원화를 위한 연구에는 고도의 전문기술과 방대한 시설 및 자본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신설을 검토중인 환경청 같은 국가차원의 기구에서 종합적으로 관장하거나, 현정부기구 안에 이 문제를 전담할 기구를 선정, 체계적으로 연구 개발하는 것이 고려돼야 할 줄 안다.
이와 함께 연탄재이외의 고체폐기물에 대해서는 그 재생을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할 수 있도록 생산과정에서부터 행정적 유도와 법적 배려가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깡통을 만들 때 한번 버리면 재이용 가치가 거의 없어지는 양철통대신 재이용 가치가 많은 「알루미늄」을 원료로 사용토록 권장함으로써 회수율을 높이고 있다. 일본에서도 회수의 유인책으로 국유철도에 납품하는 맥주통은 「알루미늄」 등에 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쓰레기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폐기물이 곧 자원」이라는 국민적 인식과 함께 제품을 만들 때부터 어떻게 재활용할 것인가를 배려하는 등 근원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임을 인식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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