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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로 돌아온 살인미소 김재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살인 미소’ 김재원이 ‘싸가지’가 되어 돌아왔다. 더 뽀얘진 피부에 가볍게 날리는 한 방의 미소는 영화 「내 사랑 싸가지」의 촬영장을 찾은 누나 부대들을 단숨에 쓰러뜨린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 만난 ‘싸가지’ 없는 귀공자 김재원의 하루.

■ My Name is '싸 가 지', 안형준

이름 안형준. 외모, 학벌, 경제력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최고의 킹카 대학생. 남 부러울 것 없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췄다. 모든 여자를 10초 안에 꾈 수 있고, 모든 여자들의 심장을 살인 미소 한 방에 솜사탕 녹듯 녹여버릴 수 있는 가공할 만한 능력을 가졌다. 아버지가 부자인 관계로 그 역시 부자라 뚜껑 열리는 오픈카 정도는 우습다. 심지어 이름만 대도 놀라는 명문대생. 그야말로 퍼펙트! 하지만 그에겐 결정적인 결함이 하나 있다. 오호통재라, 이름도 당당한 ‘싸·가·지’만 없는 것이다. 오늘 김재원, 싸가지가 장난 아닌 대딩 안형준임을 선언하다.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린 8월부터 그는 줄곧 싸가지 안형준으로 살았다. 크랭크 인 하던 그날부터 이제 포스터 촬영과 예고편 촬영만을 앞둔 지금까지 ‘탁’하고 한 대 때려주고 싶을 만큼 얄미운 ‘싸가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싸가지에게도 철학은 있다. 뻔뻔하되 성숙하고, 얄밉지만 귀여울 것. 순진하기만 한 고딩 하영(하지원 분)을 괴롭히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다.

■ 영화배우 김재원, 낯선 이름을 만나다

가을 햇살이 기분 좋은 일요일 오후, 영화 「내 사랑 싸가지」 촬영 현장인 미아동의 신일고등학교에는 아침 일찍부터 스태프들과 여름 교복을 입은 여학생 엑스트라들로 북적거렸다. 지난달 마감할 때부터 잡혀있던 촬영 현장 공개 일정이 세 번이나 미뤄지고, 촬영 장소가 네 번이나 바뀐 우여곡절 끝에 찾은 촬영 현장. 그곳에는 같은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김재원이 연기하는 모습을 삼삼오오 모여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나이 지긋한(?)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모두 김재원을 보기 위해 곳곳에서 올라온 누나 부대들. 김재원의 매니저 P 모씨의 말을 빌리자면, 아침 일찍부터 일식 도시락이며 양말 등을 직접 싸들고 와 그를 응원하는 열성팬들이란다. 그를 한 번 만져보려고 무작정 달려드는 철없는 일부 팬들과는 거리가 먼 고마운 사람들이다. 가을의 문턱이라 약간 쌀쌀한 날씨임에도 싸가지 형준 역의 김재원은 여름이라는 영화 속의 설정에 따라 반소매 셔츠를 입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에 열심이다. 오늘 촬영의 하이라이트는 형준이 자신의 스포츠카에 흠집을 내고 도망간 하영을 학교 앞에서 들쳐메고 차에 태우는 장면. 앞으로 펼쳐질 형준과 하영의 화려한(?) 시절을 예고하는 역사적인 신이다. 누나 부대들이 싸다준 초밥 덕분이었을까. 하지원을 들쳐메는 김재원의 몸짓이 가뿐하다. 어느덧 해가 붉어지면서 공기가 조금 차가워진다. 아직 밤 촬영분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상쾌하다.

■ '싸가지'는 죽지 않는다

영화 「내 사랑 싸가지」는 탤런트 김재원에서 영화배우 김재원으로 변신을 꾀하는 그의 처녀작. 그래서 다른 생각은 없다. 그저 후회 없이 연기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브라운관과는 다른 스크린이라는 낯선 매체에 비칠 그의 모습은 김재원 자신에게도 설렘이니까. 영화배우로서의 첫 데뷔작이라 작품을 고를 때도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엽기적인 그녀」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 당대의 톱스타들이 출연하여 대박 흥행을 기록했던 계보를 잇는 인터넷 소설 원작의 새 영화 「내 사랑 싸가지」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영화 촬영이 끝난 지금도 그는 여유롭게 쉴 틈이 없다. 영화 촬영 중에도 짬을 내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앙드레 김의 패션쇼에 섰을 만큼 러브콜을 많이 받고, 크랭크 업 직후 영화 포스터와 예고편을 촬영한 뒤, 곧바로 한중 합작 드라마 「연」을 촬영하기 위해 중국으로 출국해야 하는 빡빡한 스케줄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작년 이맘때는 잠깐 머리를 식힐 겸 유럽으로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했는데, 올해에는 짧은 여행도 여의치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는 기꺼이 잠깐의 휴식과 현재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스케줄을 맞바꿀 수 있다. 그리고 과감히 그동안의 귀공자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생양아치 싸가지의 진수를 보여줄 각오도 되어 있다. 영화배우 김재원의 영화배우 신고식, 그의 배우로서의 ‘싸가지’가 훤하길 바라며.

기획 : 차인선(쎄씨) | patzzi 노영선
기사제공 : 팟찌닷컴 (http://www.patz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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