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구본호(KDI 부원장, 경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경제기획원의 월례경제동향보고에 따르면 5월중 국내경기는 전월에 비해 산업생산과 건축허가면적이 증가되었으나 작년동기보다는 그 증가속도가 현저히 둔화되어 수출의 계속적인 호조에도 불구하고 경기예고종합지표는 지난 2월에 이어 3개월째 계속 1.4를 유지, 하향성안정권을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한편 경상수지의 괄목할만한 개선은 외환보유고의 급증(전년동기대비 85% 증)을 초래함으로써 통화증발요인이 되었으나 재정 및 금융면에서 통화환수를 위한 긴축정책의 집행으로 전년 말 대비 통화 6.9%, 국내여신 5.9%의 증가에 불과하였고 물가 또한 전월대비 1% 상승에 그쳤다.
특히 산업생산지수의 증가율이 작년 같은 기간의 35%선에서 금년에는 약 13% 수준으로 그 증가 「템포」가 크게 둔화되었다는 것은 일부관측자로 하여금 금년의 경제성장률이 목표인 10%를 하회할 것이라는 우려의 정도를 더욱 농후하게 하고있다.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는 지표로서는 계속적인 투자활동의 부진, 특히 주택을 위시한 건설활동의 정체가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전력부문을 위시한 설비투자가 하반기에 들면서 크게 신장될 것이 예상되고 또한 주요 선진 교역국의 경기가 착실한 회복세를 견지하고있어 일부국가에서의 보호무역정책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은 세계무역량의 증대추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므로 우리의 수출은 계속 호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활발한 중동진출과 관광「붐」으로 소득효과가 크게 작용하여 민간소비가 확대될 것이며 이는 다시 하반기의 투자를 증대시키는 주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간 국내건축활동이 부진했던 것은 연초의 수도이전발표, 주한미군철수발표 및 건설업체의 중동진출에 따른 인력부족, 그리고 건축수요창출에 대한 기업들의 의욕감퇴 등의 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이것이 바로 경기의 하강국면을 초래할 만큼 침체되지는 않을 것이며 더불어 전반적인 투자활동은 설혹 큰 활기를 되찾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정상적인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보여진다.
계속적인 수출의 호조, 전력부문을 위시한 설비투자의 증가, 중동진출과 관광수입의 증대에 따른 소비활동의 신장 등에 주도되어 하반기에는 경제의 성장속도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연간 GNP성장률도 당초 목표인 10%를 능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안정기조 하에서 지속적 성장을 견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새로운 시련을 극복해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즉 일부에서는 「즐거운 비명」이라고도 하고있으나 경상수지상의 만성적 적자가 흑자로 반전됨에 따른 문제점이다. 주지하는바와 같이 우리경제는 오랫동안 경상수지의 적자라는 습성 하에서 자라왔고 그간의 투자재원조달에 있어서 해외저축은 큰 역할을 담당하여 왔던 것이다.
그런데 경상수지의 갑작스러운 개선속도에 비해 국내저축의 증가「템포」가 느려 전자와 보조를 같이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내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외환보유고의 급증은 통화증발요인으로 작용하고 이에 따른 과잉유동성을 방지하기 위한 긴축정책으로 인해 시중의 이른바 「자금난」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간접적으로 투자활동의 저조를 초래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따라서 안정기조를 견지하면서 지속적 성장을 뒷받침하기 의해서는 대외거래의 대폭적 개선이 국내투자와 연결될 수 있도록 금융저축의 획기적 증대를 위한 제반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 가장 주요한 당면과제의 하나라고 판단된다.
해외저축에 오랫동안 의존해 온 타성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국내저축의 증대를 통해 국내투자를 진흥시킬 수 있는 정책적 장치는 물론 가계 및 기업의 협조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수출은 말할 것도 없이 중동진출이나 관광수입의 급작스러운 증대가 국내투자 활동과 효율적으로 연결 지을 수 있는데 성공한다면 우리경제는 더욱 밝은 차원에서 고도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 바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