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질지역 떠나라" 기업들 비상 철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치사율이 매우 높은 괴질(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1일 국내 주요 기업들이 홍콩.중국 남부 지역 등 괴질 전염 지역에 출장 제한 조치를 내리고 주재원과 가족들의 철수에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북핵 문제와 이라크 전쟁 장기화 우려의 시기에 괴질 확산으로 인적.물적 교류가 위축되고 있어 가뜩이나 가라앉은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내외 관광.항공 및 유통업 등은 괴질 파동 때문에 흔들리고 있으며, 비즈니스 계약이나 투자 유치 활동 등도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LG화학은 홍콩 및 중국 광저우(廣州)지역에 근무하는 주재원 가족 41명을 3일까지 한국으로 철수시킬 계획이다. LG상사.삼성.포스코.현대자동차.KT.신세계 이마트 등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으며, GM대우는 최고경영자의 승인을 얻어야 해당 지역에 출장을 갈 수 있도록 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지난달 하순부터 하루 평균 국제선 이용객이 1만명 가까이 급감했다. 지난 3월 초만 하더라도 하루 평균 5만2천명선을 유지하던 국제선 여행객이 괴질이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한 24일 이후 4만2천명선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립보건원은 1일 괴질 진료 대책을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 회의를 열고 전국에 격리병원을 지정, 운영키로 했다. 세계보건기구는 1일 전세계 괴질 감염자수가 1천8백77명, 사망자수는 6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편 괴질이 처음 발생한 홍콩에서는 이날 정부 당국이 감염자가 많은 아파트 주민들을 별도의 수용소에 격리하기 시작, 비상 대응 수위를 한단계 더 높였다.

홍콩 위생서는 이날 "괴질 감염자가 전날보다 75명 많은 6백85명으로 늘어나 시궁(西貢).리위먼(鯉魚門)등 두 곳의 휴양소로 3백여 주민을 격리시켰으며 앞으로 수용소를 네 곳 더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괴질 무풍지대였던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파나마.필리핀.스웨덴 등지에서도 괴질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발생해 괴질은 20개국으로 확산됐다.

산업부.국제부.정책사회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