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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도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평소 우리는 자신이 치아를 잘 물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 치과를 가도 입안만 살필 뿐, 치아의 기능을 체크하는 경우는 적다. 하지만 ‘잘 무는 것’은 건강을 위해 무척 중요한 일이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치아를 잘못 물고 지낸다. 그중 20~25%는 정도가 심해 전신적인 증상도 나타난다. 어릴 때부터 교합 기능을 살펴보는 치과 검진이 필수인 이유다.

교합 관련 증후군이란
사람의 치아는 지그재그 모양으로 자를 수 있는 핑킹가위의 날처럼 생겼다. 그렇게 생긴 치아들은 무언가를 씹을 때 아주 가깝게 다른 치아를 지나치면서 서로 닿지 않는다. 이런 원리를 통해 사람은 편안하게 저작 활동을 하고 치아를 둘러싼 근육, 관절들에도 무리가 가지 않는다. 또한 신경에도 과부하가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치열이 고르지 않아 치아가 톱니바퀴처럼 지나가지 않고 관계가 비정상적이면 교합과 관련된 부분에 과부하가 걸려 입안 안팎과 전신적인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를 ‘교합 관련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입안에서 일어나는 증상 중 대표적인 것은 ‘이가 시린 것’이다. 잇몸 질환이 없고, 치과에 가도 뚜렷한 원인이 없다고 하는데 계속 이가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면 톱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치아가 상했기 때문이다. 치열이 비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치아에 과부화가 걸리면서 치아가 뒤틀리기 시작한다. 치아 신경도 충혈되면서 외부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데 이는 육안으로 검진이 어렵다. 환자의 치아 본을 떠서 교합기라는 시뮬레이터에 장착해 어떻게 치아를 물고, 음식물을 씹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이 검사는 환자의 치열 상태를 95%의 정확도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치과들은 환자가 치아 부분에 불편함을 호소하면 치열과 치열의 기능을 보지 않고 입안을 벌려 육안 검사만을 한다. 이는 중요한 치열의 구조, 기능을 못 보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

그리고 치아가 흔들리거나 금이 가고, 치아 사이사이에 공간이 생겨 음식물이 자주 끼는 증상도 나타난다. 이런 치아의 교합 이상은 40대 이후에 많이 나타난다. 또한 입 밖의 증상으로는 두통, 안구 건조증, 눈부심, 충혈, 다크서클(씹는 근육이 동맥혈에 비해 어두운 정맥혈을 과도하게 눌러서 생김), 이명, 알레르기 비염, 코골이, 수면 중 무호흡 등이 복합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통합 의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부정 교합으로 인한 문제들은 원인은 입안이지만 바깥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픈 부위에 원인이 없고, 증상이 쉽게 낫지 않는다면 이전에 소개한 바 있는 부정 교합 증후군 자가 진단법을 활용해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솜을 지름 1cm의 원기둥 모양으로 뭉쳐 양쪽 어금니에 가볍게 문다. 10~20분 동안 솜을 문상태를 유지하면서 코 막힘, 두통, 안구 건조증 등 기존에 겪던 불편한 증상이 사라진다면 지금 치아를 잘못 물고 있다는 증거이다. 전문적인 진단으로는 치과에서 하는 기본 치과 검진, 영상 의학적 검진, 두부 X선 사진을 촬영하는 검진(Cephalogram)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진단 후 환자의 치아 모형을 만들어 교합기에 부착해 씹는 상태를 분석해 이상적인 위치를 찾고 교정, 보철 등의 구강 장치를 이용해 치료를 한다. 또한 교합의 문제는 자세, 보행, 영양, 운동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통합 의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양악 수술의 위험성
부정 교합은 크게 1급, 2급, 3급 세 가지로 나뉜다. 1급 부정 교합은 위턱과 아래턱의 균형은 맞으나 치아가 울퉁불퉁한 경우, 2급 부정 교합은 아래 어금니가 후방으로 위치해 있는 경우, 3급 부정 교합은 아래 어금니가 전방으로 위치해 소위 말하는 주걱턱과 같은 모양인 경우를 말한다. 2급, 3급 부정 교합은 심할 경우 치아교정뿐 아니라 양악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양악 수술은 위턱과 아래턱 뼈를 이동해 바르게 위치를 맞추는
수술을 말한다. 현재는 미용, 심미적인 효과를 위한 수술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은 아래턱과 위턱 위치의 편차가 심해 음식을 못 씹거나, 여러 가지 전신적 증상이 심해졌을 때 하는 수술이다. 양악 수술은 한쪽만 하면 수술량이 많아지므로 위턱과 아래턱 양쪽을 조금씩 움직여서 수술하는데, 큰 수술인 만큼 부작용의 위험성도 크다. 아래턱의 공간이 줄어들면서 기도가 좁아져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 코를 골거나 수면 중 무호흡 증상이 나타나는 등 향후에 장기적인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초등 1~3학년 때 치아를 잘 무는지 검진할 것
이런 교합 이상의 원인은 선천적 요인, 후천적 요인이 반반으로 나타난다. 상당 부분은 어려서부터 증상이 나타나지만 표현을 잘 못하거나, 불편한 증상에 익숙해지는 등의 이유로 지나치다 어른이 되어 증상이 불거지거나 심각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1~3학년 때 치과 검진을 통해 ‘잘 무는지’ ‘음식물은 잘 씹는지’ 등 치열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치과를 찾는 많은 부모가 “교정 치료는 언제부터 하면 좋아요?”라고 묻는데, 실은 이보다 먼저 아이의 치열 상태를 검진하는 시기를 따져봐야 하는 것. 그래서 어른이 되어 양악 수술 등의 공격적인 치료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인 건강을 위해서 좋다.

가장 예민하고 중요한 기관인 혀를 살피자
마지막으로 ‘잘 무는 것’에서 중요한 부분은 ‘혀’이다. 혀는 우리몸에서 중요한 장기이지만, 가장 무시당하고 있다. 뇌신경은 12쌍이 있고, 주로 감각을 담당한다. 혀를 관장하는 뇌신경은 그중에서 2⅓을 차지한다. 혀를 관장하는 신경과 인접한 열 번째 뇌신경인 미주 신경은 가까운 관계다. 그래서 혀의 이상이 혀를 관장하는 신경 이외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미주 신경도 여기에 해당된다. 미주 신경은 아주 예민하고 복잡한 신경으로 아직도 기능이 다 밝혀지지 않은 기관이다. 장 등의 내부 장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중요한 혀의 위치는 위, 아래의 치아 배열과 밀접하게 관계돼 있다. 따라서 치아 배열이 고른지, 잘 물고 있는지, 혀는 제위치에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과정은 평생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레인보우 건강법은…
구현웅 박사가 만든 건강법으로 사람들이 스스로 잘못된 라이프스타일을 바로잡고, 평생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법이다.
총 7가지 카테고리로 나누고 그것들의 앞 글자를 따서 ‘레인보우’라고 이름 지었다. 7가지는 ‘문지르면(Rubbibg with SCENAR) 낫는다’ ‘움직이면(Athlete) 낫는다’ ‘자면(In good sleep) 낫는다’ ‘숨 쉬면(Breath)낫는다’ ‘물면(Occlusion) 낫는다’ ‘먹으면(Nutrition) 낫는다’ ‘빼면(Waste out) 낫는다’이다.

구현웅 박사는…
16년 동안 ‘통합 의학’을 연구하며 새로운 의학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치과 의사. 사람들이 스스로 쉽고 편안하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인 ‘레인보우 건강법’을 전파 중이다. 서울 가락동에서 ‘구현웅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대 의과대학보완통합연구소 객원 연구원,
가톨릭대 의과대학 통합의학과 외래 교수로 있다.

취재 지희진 기자 일러스트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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