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돈벌이|쓰레기 청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테헤란=이근량 통신원】중동에선 쓰레기청소도 엄청난 돈벌이-.
때문에 점잖기로 이름난 구미의 신사들마저 산유국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쓰레기 주십시오』하는 진풍경이 낯설지 않다. 이처럼 쓰레기가 외국인의 인기사업으로 「랭킹」될 수 있는 것은 급격하게 높아진 생활방식이 매일 어마어마한 양의 오물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이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처리할 능력이 없는 산유국으로선 외국회사에 일임할 수밖에 없는 터에 계약고 역시 엄청나게 높아 청소산업이 새로운 유망업종으로 등장한 것-.
중동지역에서 청소산업의 효시라면 미국계 영국회사인 「피버디·갤리언·인터내셔널」사. 지난해「리비아」에서 6천만「달러」(한화 약30억원)짜리 쓰레기 비료화공장의 건설계약을 체결할 때만해도 청소산업은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최근 영국의 「프리처드·서비스」사와 미국의 청소대행사의 합작회사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본격적인 청소계약을 맺으면서 청소산업이 하루아침에 인기를 끌어 쓰레기를 치려는 「유럽」신사들이 전 중동을 누비는 중이다.
이 미영 합작회사가 「프랑스」의 「르노」사 등 세계 굴지의 용역회사를 물리치고 「사우디아라비아」정부와 체결한 계약 내용은 향후5년간「제다」시의 쓰레기 청소를 담당하는 것으로 계약금액만도 무려 2억3천8백만「달러」(1천1백90억원)-.
「제다」시의 60만 인구가 쏟아낼 연간10만t의 쓰레기를 없애기 위해 동원될 외국인부만도 2천 명, 그밖에 3백대의 청소차와 20만개의 쓰레기통이 미 영 양국에서 수입된다는 것이다. 여하튼 「제다」시의 청소입찰을 계기로 쓰레기청소가 황금산업으로 각광받자 서구의 각 용역회사들은 너도나도 산유국의 청소담당 부서를 찾아다니기에 부산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