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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원인물질만 알면 치료 쉬운 알레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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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4면

특이체질이란 의학용어가 이젠 퍽 보편화되었다. 어떤 물질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어떤 사람은 민감하게 반응해서 몸에 이상이 나타날 때 그 사람의 체질을 특이 체질이라고 한다. 「알레르기」란 비정상적으로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병적 상태다.
「알레르기」전문가인 강희영 박사(서울대 의대교수·내과학)는 사회가 복잡해지고 각종 화학물질의 범람으로 「알레르기」환자가 부쩍 늘고 있다고 말한다.
이전에는 우유를 마셔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는데 요즈음 갑자기 우유만 마시면 설사가 심해지고 두드러기가 돋아 고통을 받는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체는 외부에서 어떤 해로운 물질이 들어오면 이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 자기스스로를 지킨다. 이것이 면역현상이다. 이 때 해로운 물질을 항원(알레르겐)이라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해롭지 않은데 어떤 사람에게는 유난히 해로운 물질로 둔갑,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이 문제라는 강박사의 말이다. 왜 그러는지 정확한「메커니즘」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채다.
먼지 꽃가루 동물의 깃털 곰팡이 생선 고기 달걀 우유 콩 해열진통제 도료 화장품 「페니실린」자동차 배기 「가스」등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알레르겐」은 숱하게 많다.「페니실린·쇼크」는 「알레르기」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꽃가루·먼지·곰팡이·동물의 깃털 등은 주로 코「알레르기」나 기관지천식 같은 호흡기 증상을, 화장품·약·도료·화학섬유·음식 등은 두드러기·습진·습진 같은 피부증상을, 그리고 음식은 위통·설사·구토 등 소화기계 증상을 유발한다. 어떤 것들은 두통과 같은 신경계 증상을 일으키는데 편두통은 「알레르기」에 의한 것이 많다.
때로는 약이나 음식이 기관지천식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알레르기」의 원인물질을 정확히 가려낼 수만 있다면 치료가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알레르겐」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기 때문에 「알레르기」는 현대 병 가운데 난치병으로 꼽히고 있다는 강박사의 말이다.
현재 강 박사는 「알레르겐」이 무엇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스킨·테스트」(피부반응검사)를 실시하고 이에 따라 탈감작 및 멸감작 요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비교적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숱한 「알레르겐」을 찾아내려면 환자나 의사나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한데 많은 경우 지쳐서 도중에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 박사는 지적한다.
최근에는 「알레르기」환자의 혈중에 비정상적으로 급증한 IgE라는 면역「글로불린」을 감소시킴으로써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이 연구 중에 있어 「알레르기」로 고통을 받는 환자에게 낭보가 되고있다.<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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