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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독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일러스트 김기백]

중금속, 환경 호르몬이 낯선 인간의 DNA

사람은 원래 자연 물질만 먹고 접촉해왔다. 그러나 산업 혁명 이후 석유, 석탄 등의 사용으로 인해 인공 화학 물질 등이 생겨났다. 이제는 하루에 700여 가지의 인공 화학 물질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중에서 사람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커다란 유해 요소 두 가지는 중금속과 환경 호르몬이다. 중금속, 환경 호르몬 등이 문제가 된 것은 길어봤자 100년, 때문에 인간의 DNA는 이런 유해 요소들에 대한 대처 능력이 없다. 요즘 아토피, 성조숙증 등 중금속, 환경 호르몬 등으로 인한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도 그 때문이다.

중금속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기 시작한 것은 땅속 석탄을 캐서 그것을 연료로 사용하면서부터이다. 석탄을 때는 과정을 통해 하늘로 올라간 중금속이 비로 다시 내리면서 바다에 들어가고, 먹이 사슬에 의해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게 된 것. 따라서 참치 등 크기가 큰 물고기에는 중금속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섭취 시에는 양 조절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편의성 등을 이유로 건전지, 체온계, 치과에서 사용하는 아말감 등에 수은을, 페인트에 납 등을 사용하면서 중금속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납, 수은, 카드뮴 등 중금속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지방 세포와 가장 빨리 결합한다. 화학적 결합력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효소가 생화학적 반응을 일으킬 자리에 대신들러붙어 효소가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한다.

중금속은 한번 축적되면 쉽게 빠져나가지 않고 체내에 잔존한다. 정상적인 생화학적 반응을 교란시켜 뼈 등에 침착되면 통증이 생길 수 있고, 심할 경우 카드뮴 중독으로 인한 ‘이타이이타이병’ 등에 걸릴 위험도 있다. 임신부의 경우 자폐아, 기형아 등을 출산할 확률도 높아진다.

중금속의 체내 축적 정도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모발, 적혈구 검사이다. 모발 검사는 채혈을 해야 하는 적혈구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간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두 검사 모두 지난 3개월 동안 섭취한 중금속의 정도를 알 수 있다.

돈 주고 독 사먹는 일이 없도록

다이옥신, 비스페놀A 등 산업 활동을 통해 만들어지는 화학 물질인 환경 호르몬은 구조식이 여성호르몬과 유사하다. 따라서 환경 호르몬이 몸속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그것이 환경 호르몬인지, 아닌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반응한다. 이에 환경 호르몬이 체내 세포와 결합해 비정상적인 생리 작용을 하거나 잘못된 신호를 주면 몸에 이상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아이들의 경우 환경 호르몬 때문에 성조숙증을 일으킬 수 있다.

환경 호르몬은 일회용 식기, 플라스틱 용기, 컵라면 용기, 패스트푸드 포장지, 캔 코팅제 등이 고온에 노출됐을 때 용출될 위험성이 있다. 코팅된 일회용 컵에 뜨거운 커피를 담아 마시거나 플라스틱 빨대로 뜨거운 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지 않다. 특히 자주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의 위험성이 대두되자 미국, 유럽 등의 환경보호론자들은 유리 빨대를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봄이 되면 많은 사람이 해독에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해독’은 특별한 시기에, 다이어트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매일 실천해야 한다. 무엇보다 몸속에 이미 쌓인 독소를 빼기보다 처음부터 독소를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으로 해독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

플라스틱처럼 축합 중합한 물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반응을 계속하는 물질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물을 넣고 끓이거나 소금기가 있는 음식을 담아 놓으면 음식이 산화하면서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 양은 냄비처럼 알루미늄 소재 용기도 지속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알루미늄이 중금속은 아니지만 신경 독성이 있어 알츠하이머 등의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논란이 있다. 따라서 식기는 되도록 도자기, 유리, 스테인리스 스틸 등 안전한 물질로 만든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돈 주고 독을 사먹는 일 없도록, 자신이 사용하는 것이 환경 호르몬, 중금속 등에 안전한 것인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가장 강력한 해독 기관, 간 건강에 주목하라

녹차, 미역 등이 중금속의 배출·흡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몸속에 들어간 중금속의 양이 많다면 이런 음식을 통해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이보다는 가장 강력한 해독 기능을 하는 기관인 간을 강화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람이 섭취한 모든 음식물은 간으로 간다. 간에서 해독을 거치면 우리 몸에 안전한 생화학적 물질로 변한다. 따라서 간에서 해독할 때 필요한 필수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단백질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때 레몬 디톡스 등이 유행하면서 식사를 거르고 레몬 주스 등만 마시며 디톡스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일이다. 해독은 반드시 간에서 이뤄지는데, 간에 동력을 제공해주지 않으면서 해독만 하려고 하면 간에 많은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간세포의 재생을 돕는 ‘밀크 티슬’(Milk Thistle) 등의 천연 식물 성분 등을 섭취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밀크 티슬은 서양의 엉겅퀴에 해당하는 식물로 건강식품으로도 많이 나와 있다. 여기에 중금속을 흡착해 대변으로 배출하도록 돕는 식이 섬유가 많이 든 채소, 과일, 클로렐라 등을 많이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시면 도움이 된다. 또한 꾸준한 운동을 통해 땀으로도 일부 배출할 수 있다.

적극적인 해독은 독소를 섭취하지 않는 것

무엇보다 ‘해독’, ‘디톡스’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이 이미 몸속으로 들어온 독소를 빼기 위해 ‘해독’을 하려고 하지만, 가장 적극적인 해독은 독소를 섭취하지 않는 것이다. 중금속은 한번 몸속으로 들어오면 빼기 어렵고, 몸속에 들어온 환경 호르몬을 제거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아직 없다. 중금속이 몸속에 많이 쌓여 중독이 됐을 때는 두통, 언어 장애, 뇌 기능 손상 등의 다양한 질병을 야기시킨다. 이때는 ‘킬레이션 치료’라는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중금속을 제거할 수 있지만, 이 치료는 정맥 주사를 통해 약품을 혈관
속에 주입하는 것으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가에게 치료 받아야 할 만큼 까다롭다.

또 평소에는 독소에 대한 의식을 하지 않고 생활하다 다이어트 등을 목적으로 기간을 정해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해독을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단시간에, 굶으면서 하는 해독은 오히려 간의 기능을 저하시켜 건강에 해롭다. 건강을 위한 해독은 일상 속 유해 요소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그것을 덜 섭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레인보우 건강법은…
구현웅 박사가 만든 건강법으로 사람들이 스스로 잘못된 라이프스타일을 바로잡고, 평생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법이다. 총 7가지 카테고리로 나누고 그것들의 앞 글자를 따서 ‘레인보우’라고 이름 지었다. 7가지는 ‘문지르면(Rubbibgwith SCENAR) 낫는다’ ‘움직이면(Athlete) 낫는’ ‘자면(In goodsleep) 낫는다’ ‘숨 쉬면(Breath) 낫는다’ ‘물면(Occlusion) 낫는다’ ‘먹으면(Nutrition) 낫는다’ ‘빼면(Waste out) 낫는다’이다.

구현웅 박사는…
16년 동안 ‘통합 의학’을 연구하며 새로운 의학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치과 의사. 사람들이 스스로 쉽고 편안하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인 ‘레인보우 건강법’을 전파 중이다. 서울 가락동에서 ‘구현웅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대 의과대학보완통합연구소 객원 연구원, 가톨릭대 의과대학 통합의학과 외래 교수로 있다.

취재 지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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