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구미의 절상 압력 가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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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김경철 특파원】1「달러」에 2백70「엔」선까지 강세를 보였던 일본 엔화는 일본은 항의 개입 설이 나돈 가운데 13일엔 2백71「엔」선으로 반락했다. 일본「엔」화는 다른 선진공업국으로부터 강력한 절상압력(환율인하)을 받아 4월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 12일엔 드디어「달러」당 2백70「엔」50「센」까지 치솟아 73년11월 이후의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엔」화의 강세는 일본의 수출호조와 수입정체 때문에「달러」의 공급이 많고 오는 5월의「런던」경제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이「엔」화를 계속 강세로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엔」화의 매입이 크게 늘어난 데 기인된다.
미국과 EEC측은 무역 흑자 국인 서독과 일본이 수출을 줄이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마르크」화와「엔」화를 평가 절상토록 강력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압력 속에서 일본「엔」화가 12일 드디어「달러」당 2백70「엔」선으로 치솟자 일본경제계에선「엔」화가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 일본은행이「엔」화 시세를 떨어뜨리기 위해 시장 개인을 하도록 요망했다.
일본「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출은 둔화되고 수입은 촉진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엔」화의 강세로 일본 수출업계에선 수출채산성의 악화를 호소하고 있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수출가격의 인상, 「달러」기준의 계약비율 인하 등의 조처를 서두르고있다. 자동차·전자·섬유 등 일본수출의 큰 비중을 점하는 업계에선「엔」화가「달러」당 2백70「엔」이상으로 치솟으면 국제경쟁력의 저하로 수출이 매우 어렵게된다는 주장을 해왔다.
또 일본 기획청에서도「달러」당 2백70「엔」선의 시세는「엔」화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된 것이라는 견해를 보임에 따라 일본은행이「엔」화의 하향조작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드디어 13일「엔」화 시세가 2백71「엔」선으로 반락한 것이다.
13일의「엔」화 시세가 다소 떨어졌어도 ①5월의 선진국 경제정상회담을 앞두고 해외에서의「엔」화 절상압력이 계속 높고 ②해외시장에서의「엔」화 시세가 계속 강세이며 ③일본의 무역수지가 금년에도 대폭 흑자가 날것이기 때문에 기조적으로「엔」화의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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