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9)발병연령 젊어지는 협심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동맥경화를 일종의 노쇠 현상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다. 그런데 요즘에는 비교적 청장년층에서도 동맥경화증이 자주 발견되어 의료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심장자체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맥(관처럼 심장을 두르고 있다해서 관상동맥이라 부른다)의 경화증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관상동맥이 경화증을 일으켜 탄력성을 잃고 내경이 좁아지게 되면 심장자체에 흐르는 혈액이 부족해져서 갖가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협심증이라고 한다.
서추영 박사(고려병원 내과과장)는 협심증이라면 몇 년 전만 해도 구미인의 질병으로 생각했었는데 요즈음에는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도 부쩍 늘어난 것 같다고 말한다. 60년대에 심장병 환자 중 15.7%에 지나지 않던 협심증 환자가 70년부터 76년 사이에는 37.8%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협심증 환자의 급증 추세는 현대인의 특성이라고 할 고「칼로리」식과 운동부족 탓이라고 서 박사는 설명한다.
고혈압 때와 비슷하게 격심한 감정 동요·「스트레스」·폭음 폭식·지나친 흡연·비만·「콜레스테롤」·심신의 과로가 협심증을 촉발하는 인자로 꼽힌다. 서 박사의 통계조사에 따르면 혈중「콜레스테롤」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고 지나치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5배 더 협심증의 공격을 받는다.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왼쪽 가슴의 중압감과 통증.
협심증이 일어나면 심장의 근육에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질식해서 금방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이 엄습하고 가슴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서 박사는 설명했다.
흉통은 왼쪽어깨-왼쪽 팔-왼쪽 손의 순으로 방사하는 특정적인「패턴」을 띤다. 보통 발작의 지속 시간은 수초∼5분 정도.
이 경우 안정과 휴식을 취하면 곧 좋아진다.
그러나 협심증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심장마비에 의한 급사의 위험이 아주 높다는 점. 미국의 경우 35세부터 64세 사이의 남자 사망자 중 3분의1이 협심증에 의한 급사라고 서 박사는 말한다.
따라서 병이 더 진전되지 않도록 평소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서 박사는 강조한다. 특히 집안 어른 중에 협심증이나 심장마비의 경력이 있다면 젊어서부터 협심증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
운동 후에 또는 급히 계단을 오르다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져서 주저앉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의사의 진찰을 받아 둘 필요가 있다.
협심증은 폭음 폭식·격심한 운동, 감정 동요 뒤에 나타나는 때가 많으므로 이들을 피하는 것이 협심증의 예방법이라고 서 박사는 말한다.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체중조절을 철저히 하고 고지방식을 피하며 자기의 몸「컨디션」에 알맞은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요즈음처럼 기온이 급강하 할 때 찬물을 마시면 협심증을 발작시킬 위험이 있다.
한편 평소 심호흡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협심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 <김영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