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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 속 「찬반제 뉴스·센터」로-사하로프는 어떻게 지내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소련의 핵 물리학자이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인권운동가 「안드레이·사하로프」박사(55)는 반역자라는 지탄을 받아가며 언제 소련법률 위반자로 체포될지 모를 살얼음 밟듯 아슬아슬한 생활을 하고 있으나 그는 아직도 소련의 일반시민들이 꿈꿀 수도 없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그가 서방에서 얻고 있는 엄청난 명성 때문일 것이다.
「사하로프」박사는 「모스크바」시내 방2개 짜리「아파트」에서 매일 수십명의 방문객을 공공연히 맞고 있으며 전화로 지지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지지를 다짐한 「카터」미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사기가 충천해 있다.
「사하로프」박사는 자신의 반체제 활동에 관해 소련비밀경찰인 국가공안위원회(KGB)로부터 경고를 받아왔고 한번은 반체제 인사 재판정에 들어가려는 것을 제지하던 경찰관에게 폭행을 한 일도 있었으나 한번도 체포된 일이 없었다.
그는 목숨이 남아있는 한 소련반체제운동을 위해 자신의 독특한 지위를 이용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사하로프」박사는 정기적으로 서방 신문기자들을 「아파트」로 초청하여 기자회견을 가지며 「모스크바」주재 서방특파원이나 외교관들의 집에 초대되어 만찬을 나누는가하면 전국의 반체제 인사들을 방문하고 때때로 반체제 인사들의 재판정에도 모습을 나타낸다.
그의 국제전화선은 끊긴지 오래나 집 전화를 「모스크바」내의 반체제 운동 「뉴스」의 교환「센터」로 사용 하고있다.
놀랍게도 그에 대한 우편물 배달도 계속되고 있어서 반체제운동에 관해 문의하고 도움을 청하는 소련시민들의 편지를 1주일에 20통씩이나 받기도 하나 편지의 진위나 보낸 이들의 동기를 파악할 수 없어 대부분 무시해버린다.
「사하로프」박사는 소련내 인권문제에 관한 미국의 성명들이 소련에 대한 내정간섭이며 군축협상 및 기타 동서 「데탕트」문제들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위협하는 「크렘린」의 주장을 비난하면서 정치범에 대한 옹호가 핵무기 억제에 무슨 영향을 미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반체제운동으로 전향하기 전 권위 있는 소련과학 「아카데미」회원에 선출되었었고 아직도 축출 당하지 않고 있는 그는 과학전용차를 몰고 다니며 매달 소련 일반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의 두배 반이나 되는 4백「루블」(약26만5천원)의 수당을 받는 등 특권을 누리고 있다.
또 3번이나 국가영웅 칭호를 받은 그는 가족들과 함께 「버스」나 지하철을 무임승차 할 수 있고 비행기나 기차표를 사거나 상점과 영화관에서 줄을 서지 않고도 먼저 표를 사고 돈을 치를 수 있는 특별 「카드」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사하로프」부처는 자유를 계속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압력과 생명에 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반체제 활동에 관한 일반시민들의 불만처럼 위장한 전화 및 편지협박들, KGB의 감시, 언론기관의 정기적인 규탄 등이 이에 속하는데 KGB는 지난1월25일 그가 구속될지도 모른다는 혹독한 경고를 하기도 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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