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어떻게 되나…대사인사-「순환근무제」에 「체증」해소 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늦어도 5월까지는 끝나>
김용식 주영대사의 주미대사 내정으로 시작된 외무부의 인사계절풍이 서서히 불고 있다.
일부 대사의 교체가 이루어져 「아그레망」이 오가고 있어 빠르면 3월, 늦어도 5월까지는 15개 내외의 공관장이 자리바꿈을 끝낼 것 같다는 진단이다.
이미 주영대사 후임엔 한표욱 주「오스트리아」대사가, 주「오스트리아」대사에는 본부의 K모씨라는 얘기. 『장기해외 근무파 대사급의 7, 8명이 본부로 들어오게 된다』는 등 이동설이 푸짐한 상태.

<7년내서 해외근무허용>
지금까지 있어온 대기대사제도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대사 순환근무제가 새해 들어 갑자기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박 장관이 인사체증을 정식으로 문제삼았다는데 기인한다.
이 제도의 명분은 장기 해외근무 외교관들이 자칫 본국 실정과의 감각차이를 노출하는데다 『고위직일수록 해외에서만 돌아야 한다』는 비뚤어진 통설이 외무부에 뿌리박고 있는 것을 시정하겠다는 것. 구체적인 방안은 ▲공관장은 한 임지에서 3년 반 정도 근무하도록 하며 임지의 이동은 1회만 허용, 모두 7년 이내의 해외근무만을 하도록 하고 ▲대신 본국에 들어오는 대사에게는 「도태」라는 인상을 주지 않게끔 특사·친선사절·국제회의대표·강의·특수문제 연구 등을 맡겨 기동 타격대로서의 구실을 십분 발휘하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해외에 대사관 (대외 직명 대사관 포함)69개, 대표부 5개, 총영사관(영사관)29개 등 모두 1백3개의 상??공관을 두고 있다 (북괴는 대사관 63개, 대표부 6개, 총영사관·영사관 7개 등 모두76개).
그런데 69명의 공관장 중 30여명이 60년대에 해외에 나가 3, 4개 공관을 옮겨가며 장기근무하고 있는 것이 체증요인 제1호.
오래된 대사 가운데는 ▲문덕주(유엔) ▲최완복(네덜란드) ▲한표욱(오스트리아) ▲윤석헌(프랑스) ▲이창희(서독) ▲노석찬(호주) ▲김영주(캐나다) ▲강춘희(뉴질랜드) ▲현시학(이란) ▲남철(아르헨티나) ▲안진생(버마) ▲이택근(모로코) ▲문철순(터키) ▲김세원(스웨덴)▲윤경도(핀란드) ▲이규성(싱가프르) ▲송찬호(브라질) ▲유양수 (사우디아라비아) ▲박근 (태국)대사 등이 있고 이들은 10년 이상 대·공사로 계속해서 해외근무만 해온 해외 장기 체류파.
비단 이들 뿐 아니라 대사57명(대외직명 제외)의 평균 근무연한이 5·5년이어서 우리나라 대사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장기 근무하는 편. 임지 3개에 각 2년씩, 모두 6년이면 대사직을 내놓는 일본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게다가 대사의 평균연령이 52세, 공사(20명)가 50세, 외무관(1급20명)49세, 2갑(36명)48세, 2을(90명)46세로 대사후보들이 촘촘히 박혀있다. 그래서 외무부는 머리와 꼬리만 큰 그들의 인적구성을 「보틀·네크」(병의목)라고 부른다.
이 같은 정체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대·공사는 65세, 외무관·이사관·부이사관은 61세, 서기·사무관은50세로 하는 계급정년제가 운위되기도 하지만 별 뜻이 없다.
왜냐하면 현 대사는 50대가 41명, 40대가 10명으로 다수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60세 이상은 강춘희(64) 김용직(64) 최완복(62) 한표욱(62) 신현준(61·주「로마」교황청) 조효원(60·주「콜롬보」통상대표부)대사 등 불과 6명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연소자는 함병춘(45) 이재설 대사(45·주인니).

<군 출신 공관장 점자 줄어>
현재 대사 중에는 50년대에 몸담은 직업외교관 26명, 군출신 14명, 관계·학계출신이 17의 분포. 한때 군출신이 절반 가까이 차지한 적도 있었으나 차차 북괴의 도전(경합공관 48국, 대사공관 34국)으로 외교업무의 전문성이 강조되는데다 흡족치 못한 경제여건 등으로 이들 사이에 국내 정·재계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생겨 줄어든 상대.
엄격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직업외교관과 옆에서 들어온 정치적 임명 「케이스」의 비율은 7대3정도. 박 장관은 중량급 직업외교관으로 알려져 있는데다 「직업외교관 우대」가 조금씩 노출되고 있어 앞으로의 대 갱질풍향은 역시 이 방향이 되지 않을까 점쳐보는 사람들이 많다.

<남는 건 와이샤쓰·양말뿐>
공관운영제도도 많이 바뀔 전망.
우선 ▲미국·일본·「유엔」등 주요공관이 상급외교관을 부공관장으로 임명하고 ▲대외직명 공사배치공관은 제한하는 한편 ▲재외공관편제도 정무·경제·영사·총무 등 담당관제로하며 ▲휴일·일시귀국·휴가 등에 관한 복무규정도 새로 만들어 본부통제를 강화할 움직임이다.
흔히 『오래 외교관을 해봐야 남는 것은 「와이샤쓰」와 양말뿐』이란 자조가 외교가에 나돌고 있지만 정부는 ▲외교관 주택을 정부 돈으로 임차해서 살도록 한다 ▲그렇지 못한 때는 주택수당을 올린다 ▲재외근무수당도 현지소비자 물가지수에 따라 근무지별로 올려준다 ▲배우자수당·자녀수상도 현실화하는 등 대우개선을 할 계획. 이에 따라 배우자수당은(괄호 안은 전 지급액) ▲대사=3백「달러」(1백32달러) ▲공사=2백50「달러」(1백1달러) ▲이사관=1백80「달러」(83달러) ▲서기관=1백30「달러」(70달러)·사무관=1백「달러」(62달러)로 오를 예정. <전육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