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철·코시킨 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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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모스크바 24일 UPI·AP 종합】북괴 수상 박성철이 「카터」 미 행정부의 주한미군 철수계획에 따른 소·북괴 공동전략 모색 및 김일성의 한반도 통일정책에 대한 소련의 지지를 모색하기 위해 북괴 고위관리로서는 72년 이후 처음으로 24일 「모스크바」에 도착, 소련 수상 「알렉세이·코시킨」등 소련 고위관리들과 만나 회담하기 시작했다.
관영 「타스」통신은 박이 이날 「크렘린」궁에서 「코시킨」과 『따뜻하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공산주의 및 사회주의 건설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고 정치·경제·기타 분야에서의 양국간 협력증진 방안을 토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박이 『소련 정부의 손님으로서 우호적 방문을 위해 왔다』고 말하고 그가 「모스크바」에 얼마동안 머무를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소련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드·브레즈네프」와도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2년 북괴 외상 허담과 죽은, 부주석 최용건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이래 이날 북괴 고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소련에 온 박성철은 ①한반도 문제에 관한 소·북괴 공동전략 ②북괴의 주한 미군 즉각 철수에 대한 소련의 지지 모색 ③대소 경협 증대 문제 ④지난 75년 이후 친 중공 노선으로 기울어진 북괴의 외교 노선을 다시 친소방향으로 전환하는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이 도착한 「모스크바」 교외 「브노코보」 공항에는 수상 「코시킨」, 제1부수상「키릴·마주로프」, 「콘스탄틴·카투셰프」등 소련 정부 및 당 고위 관리들이 대거 출영, 박의 방소가 모종의 심상치 않은 의의를 지녔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타스」통신은 이날 박·「코시킨」 회담이 『따뜻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열렸다고 전했는데 공산권 외교용어상 『우호적』이란 말은 전통적으로 이견이 존재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에 이날 회담이 그 동안의 양국간 현안을 해소하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분석 되고있다.
박은 「모스크바」에서 북괴 외상 허담과 합류하게 되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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