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0만불 외화 유출…20억원 탈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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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지검 특별 수사부 안경상 부장검사는 23일 농협 비료를 수입하면서 국내 최대규모의 비료수입 중계상인 태평연합 주식회사 대표 백승빈씨(44·서울 중구 필동3가79의4)가 수입가격을 조작, 지난2년 동안 7백80만「달러」(한화 39억원)를 해외에 도피시켰으며 20억원의 각종 세금을 포탈한 사실을 확인, 백씨와 경리담당비서 홍복영(26·여) 암「달러」상 최수자(57·여) 김진채(53·여)씨 등 4명을 긴급조치 9호 위반·외국환 관리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또 이 사건에 관련, 국내에서 한화를 주고 미국의 백씨 비밀구좌에서 1백만「달러」를 받아 쓴 한진 상사 주식회사 대표이사 조중훈씨(56)와 동광기업 대표이사 조봉구씨(57)·남영 상사 부사장 백장현씨(50)·동아서적 주식회사 사주 백신한씨(59·여·서울 중구필동 2가116의3)등 4명을 외국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백씨의 비료 수입 가격조작과 관련, 사건당시의 농수산부장관 정조영씨와 김모 회계과장 등 농수산부 및 농협 고위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했다고 밝히고 이들에 대해서는 구매 업무를 치밀하게 하지 못해 막대한 국고손실을 가져온 점등에 비추어 행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을 상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백씨가 막대한 외화를 도피시켜 75년 초 태평섬유를 인수한 것 등 모두 2백80만 「달러」의 사용처는 밝혀냈으나 나머지 5백만「달러」의 행방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고 있어. 계속 수사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씨는「캐나다」비료 생산업자의「카르텔」인「캄포텍스」및 일본「스미도로」(주우) 상사의 한국 대리점이 태평연합 주식회사를 경영하며 74, 75년 2년 동안 염화가리 및 중과석 68만6천t의 수입가격을 t당 26「달러」에서 50「센트」씩「오버·밸류」방식으로 가격을 조작, 모두 7백80만「달러」를 해외에 도피시켜 국고를 손실케 했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백씨는 74년 초 염화가리 17만5천t을 도입하면서 t당 1「달러」50 「센트」씩 가격을 높여 26만「달러」를 ▲중과석 12만t을 도입하면서 t당 50「센트」씩 조작해 6만「달러」를 ▲75년도 염화가리 29만1천t을 t당 26「달러」25「센트」내지 16「달러」 13「센트」씩 높여 7백만「달러」를 ▲중과석 10만t을 도입하면서 t당 17「달러」내지 50「센트」씩 높여 52만「달러」를 해외에 은닉시켰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사건과 관련, 국내 최대 규모의 암「달러」상인 김진채씨와 최수자씨를 조사한 결과 불구속 기소된 4명으로부터 김씨가 이를 백씨에게 전달한 뒤 한화를 받아「스미도모」상사의「뉴요크」지사를 통해「달러」를 지급케 하는「환치기」방법을 사용했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암「달러」상 김씨 등은 이같은 방법으로 동광기업 대표이사 조봉구씨에게 28만「달러」 (한화 1억4천만원)를, 염료 수입상인 남영상사 부사장 백씨에개 22만「달러」(한화 1억1천만원)를, 동아 서적 주식회사 사주 백씨에게 10만「달러」(한화5천만원)를 대상 결제(대상결제)케 하는 등 74년도부커 76년8월까지 모두 2백15만「달러」를 해외에 도피시키는데 방조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암「달러」상들이 이밖에도 재미동포 최선익씨 등 11명에게 55만「달러」를 해외에 도피시킴으로써 법인세·영업세·방위세 등 모두 20억원의 내국세를 포탈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조중훈씨 등 4명 외국내 기업인의 경우 외국환관리법 위반 죄가 성립되나 그 사용처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해외시장 개척비·해외지사 유지비·용역수출 추진비 등으로 사용하는 등 국가이익과 관련하여 사용했음이 확인됐고 이들이 수사판정에서 검찰에 적극 협조했기 때문에 불구속 기소했다고 경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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