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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 스토리 부문 우수상 'Rock N Go!' 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 캠프

다음날. 캠프에서 장비를 챙기는 크롬웰, 마이어스, 크리스.
장비를 갖추고 인수봉을 향해 산을 오르는 세 사람.
구석구석 아름다운 경관들…
인수봉 루트, 취나드 A 스타트 지점에 선 크롬웰, 마이어스, 크리스.(모두 하네스(*안전밸트)를 하고, 자일과 장비를 어깨에 두르고 있다.)
크롬웰 : (루트를 올려 보며) “삼십 여년 전, (*1963년 9,10월-바로 이맘때다!) 크랙의 천재 이본 취나드가 개척한 크랙 루트야.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깊게 찢어져 있는 바위가 웅장하게 펼쳐져 있다.
크리스 : (화난 얼굴) “크롬웰! 어제 밤엔 도대체 어디 갔었어?”
마이어스 : (떨떠름한 표정) “흠~ 그 영감도 나 같은 주한 미군 시절이었지? 나도 이 바위에 루트하나 개척 해 볼까나? 이건 5.10급이지?”
크롬웰 : (미소 지으며) “5.10b야. 머나먼 동양의 마이크로 칩만한 나라 바위에 조차 미국인의 긍지가 묻어있어. 평가는 해 줘야지.”
크리스 : (얼굴이 시뻘게져서) “크롬웰! 내 말 안 들려?!”.
크롬웰 : (자일을 풀며) “응? 어디 가긴.. 바위랑 놀았지.”
크리스 : “너무해! 바위가 그렇게 좋아? 나보다 더?”
크롬웰 : “그건 비교대상이 아니야, 크리스..”
쪽- 크리스의 이마에 키스를 하는 크롬웰.
크리스 : (뾰루퉁 해 진다.) “흥-!!”
마이어스 : (알루미늄 술통을 꺼내 들며) “자자, 수 십년 전 새겨진 미국인의 긍지가 눈 앞에 있어!”
크롬웰 : (술통을 드는 크롬웰) “역사적인 순간인가..? 1피치 선등의 쾌감은 내가 맛보지!”
마이어스 : “좋아, 첫 피치만이야!”
크리스 : (옆에서 못마땅한 얼굴로) “칫-! 신났어들~.”
크롬웰, 마이어스 : (건배한다.) “Cheers! Enjoy show time!!”
팅---!! 술통끼리 부딪히며 술이 넘친다.

11. 구조대 초소 마당

빨간 단풍잎 너머로 보이는, 높은 구름이 가득한 푸른 하늘.
츗- 츗-! 기중, 벤치 프레스에 누워 역기를 힘차게 들어 올리고 있다.
고학문(구조대 3번) 구조대 마당의 바위 탁자에서 (요강인지 뭔지 모를..)토기 조각들을 펼쳐놓고 있다.
연성, 그 옆 의자에 앉아 머리 뒤로 깍지를 낀 채 몽상(?)에 잠겨 있다. (언제나 느긋한 모습)
기중 :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후~! 순찰조 대원들! 오늘 순찰목표는 단풍놀이가 어떤가?”
학문 : (맞장구 치며) “잎새에 이는 바람 같은 생각이야. 선조들의 풍류도 정신도 되새기며 말이지.”
학문, 눈을 사시로 하고 토기 조각을 코앞에 들어 올려 관찰하고 있다.
배호 : (담배를 하나 꼬나 문 채)“장비함에 꿍쳐 둔 소주팩들이 빛을 볼 날이 왔군..”
날카로운 눈빛, 불량기가 넘쳐 흐르는 임배호(구조대 3번).
등허리 춤에 꽂혀 있는 은빛 리벌버가 빛난다. “이런 날엔 순찰근무가 낫다니까~.”
광도 : “연성아, 그럼 우린 초소에서 뭐하며 시간을 죽일까?”
두 다리를 어깨 너비로 딱 벌리고 쌍안경을 보고 있는 박광도의 늠름한(?)모습.
망원경을 통해 멀리 인수봉 취나드A를 등반하는 클라이머들이 작게 보인다.(크롬웰 팀 인 듯..)
연성 : (눈을 감은 채) “이대로도 좋은데 왜.. 이대로도…”
연성, 여전히 의자에 파묻혀 명상에 잠겨 있다.
광도 : “shit!! 젠장!!” 쌍안경을 보고 있는 광도의 입이 일그러 진다.
광도 : “‘순찰조의 단풍놀이’, ‘연성의 이대로 좋아’ 모두 꽝 되겠음!!”
망원경을 통해 클라이머 한명이 추락하고 있다. “사고다!! 제대로 먹었어~!!”
연성, 번쩍- 눈을 뜬다.
기중, 휘익- 역기를 옆으로 던진다.
학문, 툭- 토기 조각을 떨어뜨린다.
배호, 퉷- 침을 뱉는다.
모두 일제히 : “어디야?!”
광도 : “취나드 A 3피치! 대장님께 보고해! 출동이다!!”

12. 인수봉 취나드 A 루트

20분 전…
크롬웰이 1피치를 선등한다.
이어 크롬웰의 확보를 받으며 크리스가 오른다.
마이어스가 장비를 회수하여 2피치 스타트 지점에 선다. (스냅사진 느낌으로 한 컷, 한 컷씩 등반 모습을 보여주는 걸로 설명)
크롬웰 : (위를 올려보며) “이런.. 사이즈가 큰 후랜드(*크랙 등에 설치하는 확보용 장비)가 더 필요한데? 루트 스터디 미쓰야. 어쩔까..? 그냥 내가 완등 할까 마이어스?”
마이어스 : (불만스러운 말투로) “왜 이래? 따분한 크랙 길에 스릴 있고 잘됐지. 이런 정도의 루트엔 자일도 걸리적 거린다구.”
힘차게 2피치 등반을 시작하는 마이어스.
크롬웰과 크리스, 밑에서 마이어스의 등반을 올려본다.
크롬웰 : (미소 지으며) “하긴.. 이본 취나드가 루트를 개척하던 60년대엔 후랜드 따윈 없었지…” 재미있어 하며 마이어스의 확보를 보는 크롬웰.

13. 취나드 A 2피치 앤딩 확보 지점

2피치 볼트지점(=3피치 스타트 지점)에 이른 마이어스.
볼트에 퀵도르를 설치하고 자일을 통과시킨다.
마이어스 : (거만하게) “과거 미군출신 클라이머가 개척한길, 30여년 후 미군출신 클라이머, 잭 마이어스가 초월하다… 멋진걸? 좋아! 3피치까지 밀어붙인다! 잘 보라구, 크롬웰! 나의 스테미너를!!”
곧장 그대로 3피치 크랙으로 오르는 마이어스.
크리스 : (놀라며) “어?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야?”
크롬웰 : (재밌어 하며) “저 녀석 우리 생각은 전혀 안 해 주는데? 어이, 어이~, 우린 힘이 달린다구~.”
마이어스 : (후랜드를 크랙에 설치하며) “이쯤에선 하나 박아줘야겠지?”
마이어스 : “응? 사이즈가 안 맞나? 영차~! 어디라도 좀 걸려라!”
슉, 투툭, 투툭- 마이어스, 설치에 애를 먹는다.
마이어스 : “대충 됐고!”
계속 오르는 마이어스.
잠시 멈춰 지친 왼팔을 터는 마이어스.(오른손과 두 다리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마이어스 : (지친 듯) “휴~.. 한 번에 두 피친 힘들구만. 앞으로 3미터면 확보지점…”
이때 위에서 “찍-!” 하는 소리가 들린다.
마이어스 : (놀라 고개를 들어 본다.) “응?”
“찍-!!” 마이어스 오른 손 위에 다람쥐 한 마리가 있다. (전편 초입에서의 그 다람쥐.- 생김새로 보아 보통의 동물은 아닌 듯 하다.)
마이어스 : (몸을 부르르 떨며) “!!! 쥐…쥐가 어떻게 여기에…?!!”
그 때 (귀엽던) 다람쥐의 눈이 무섭게 돌변한다!
날카로운 이빨로 마이어스의 손등을 문다! 콱-!!
마이어스 : (눈알이 튀어나오고, 턱이 빠질 듯이 놀라며) “으아아악~!!”
탁— 바위에서 그만 오른손을 놓치고 만다.
휘릭-- 다람쥐는 잽싸게 위로 덤블링을 한다.
마이어스 : (외침과 함께 추락한다.) “Slip~!!!”

14. 추락

추락하는 마이어스. (총 10미터 추락! – 파노라마 식 연출 : 끔찍하다..)
빠각--!! 크랙 속에서 빠져나가는 2미터 아래의 (아까 힘겹게 박아둔) 후랜드.
(2+2)+1미터 추락 후 바위에 충돌!(두 번째 후랜드 지점) 퍽--!! 등에 충격과 좌측 발목이 염좌!!(충격에 뒤틀림!)
광도 : “shit!!” 망원경으로 보다 입술이 일그러 진다.
파팍-- +1 미터를 구르고, 그러면서 바위 면에 안면을 강타! 광대뼈에 타박상, 찰과상을 입는다.
크롬웰 : (놀라 황급히 자일을 제동한다.) “Oh~ shit!!”
팍-! 오른발을 들어 바위면을 디디며, 자일 확보를 역순하는(자일에 제동을 거는) 크롬웰.
크리스 : (놀라 소리친다.) “마이어스--!!”
+1미터를 더 구르며 추락한다. 우두둑--!! 우측 어께 탈골!
샤샤샥—어딘 가로 삘릴리~ 뛰어가는 문제의 그 다람쥐…
팍—이때 튕기며 +3미터를 더 추락.
빠바바박--!! 하중이 실려 미끄러지며 화강암과의 마찰로 괴성을 내는 두 번째 후랜드!
피잉--!! 자일에 탠션이 가해져 추락에 제동이 걸린다.
동시에 (그 급제동의 여파로) ”으아아아~!” 콰직--!! 바위에 충돌하는 마이어스.
크랙에 오른발이 내려 꽂히며 박힌다.
두 확보물(-두 번째 후랜드+오른발)의 도움으로 마이어스의 추락은 겨우 멈춘다.
맑던 하늘은 어디로 가고, 잔뜩 찌푸려져 있는 하늘.
단풍이 하나 떨어지며 휘날린다.

15. 2피치 확보(스타트) 지점

크롬웰 : “후~ 어떻게 된 거야? 고작 이정도 루트에서..”
크롬웰, 휙- 자신의 하강기에 자일을 감아 고정시킨다.
크리스 : (울먹이며, 안절부절 못 한다.) “어.. 어떡해…어떡해…”
크롬웰 : (위를 향해 소리친다.) “마이어스-! 살아있어-?”

16. 3피치 초입 지점

마이어스 : (고통스러워 하며) “크윽.. Okay..! 살아 있어~!! 아직까지는…” (안면에 심한 찰과상으로 피가 흐른다. 다행히 머리는 안 다쳤다.)
마이어스의 오른발이 크랙에 끼어 있고(피가 흥건..), 확보자일에 의해 바위면에서 100도 각을 만들며 위태롭게 메달려 있는 마이어스. 온 몸이 상처 투성이, 출혈이 보이고, 오른팔은 어깨 탈골로 인해 축 쳐진 채, 왼팔로 자일을 힘없이 붙들고 있다.

17. 2피치 확보(스타트) 지점.

크롬웰 : (자일을 풀려고 하며) “Okay!! 자일 조금씩 풀어 줄게, 내려와!”
마이어스 : “안돼-!! 우측 발이 크랙에 꼈어! 빼낼 수가 없어! 도저히..”
발목이 완전히 뒤틀린 채 박혀있다.
크롬웰 : “shit! 번거롭게 됐어.”
크롬웰 : “기다려, 마이어스! 내가 올라간다-!!”
크롬웰, 확보된 하강기를 안전벨트에서 분리해 볼트에 고정시킨다.
마이어스 : 주춤.. (이 바람에 자일이 약간 풀리며 내려 앉게 되자) “크악--!!”
빠드득… 살짝 울부짖는 두 번째 후랜드.
크롬웰 : “크리스, 이따 내가 소리치면 천천히 자일 풀어서 마이어스 내리고, 완료하면 내가 하강할 수 있게 다시 자일 고정 시켜. 알았지?”
크리스 : (흐느끼며) “으응.. 조심해..”
프리 솔로로 바위에 붙는 크롬웰.

18. 취나드 A 스타트 지점

이때 취나드A 스타트 지점에 도착한 산악구조대.
광도 : (놀라며) “뭐..뭐야? 어제 그 싸가지들 아냐? 허~ 정말 개념 없네, 용감한 거야, 겁이 없는 거야?! ”
학문 : “허.. 이본 취나드가 이 광경을 보면 뭐라 할꼬…”
연성 : (나지막이) “장난치는 거지…노는 거야. 인수봉을… 이 산을 상대로...”

19. 2피치 중반 지점

프리 솔로로 올라가는 크롬웰의 모습.

20. 취나드 A 스타트 지점

구조대장 : (손을 모아 소리친다.) “이봐요~ 우린 경찰 구조대요-! 위험해! 그대로 있어~!!”
크롬웰 : “Doutful rescue party 등장인가? 훗-.”
크롬웰, 무시하고 그대로 올라간다.
연성 : (팔짱 끼고서) “어쩔 수 없는 아메리칸 싸이코로군.. 잘 됐네, 구경이나 하지 뭐.”
구조대장 : (노하여 소리친다.) “이노무 자슥이?! 구조대는 사고현장에서 구경하는 법이 없다!! 네 놈들은 구조대 임과 동시에, 대한민국 군인이야! 이것들이 군기가 빠져 가지고..!”
빠릇빠릇- 서둘러 하네스를 차고 장비를 챙기는 연성과 기중, 광도. ‘에이, 귀찮아~’ 당카를 메는 학문.
구조대장 : (시뻘개진 얼굴로 손짓 발짓을 하며) “4명, 당카(들것)하고 장비 챙겨서 올라가! 사고자의 확보가 우선임을 잊지 마라!! 3명은 당카작업, 1명은 여자의 안전 확보해!”
짠- “Yes, Sir! 준비 완료!!” 경례를 붙이는 연성, 기중, 광도, 학문. [계속]

스토리 부문 우수상 'Rock N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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