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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성례|모슬렘의 「하지」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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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년도의 「하지」절 행사도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대의 규모로 성대히 끝났다.
「이람」이란 「모슬렘」특유의 백색 도포를 입은 순례자만도 전 세계 70여개국으로부터 무려 3백만명,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서 「미나」에 이르는 순례 「코스」는 지난4일까지 1주일간 단일 집회로서 인류 사상 최대의 인파 동원을 기록했다.
「하지」라면 「아브라함」이 자기 아들을 제단에 올려놓은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이슬람」교 최대의 순례 행사-. 선지자가 「메카」로 마지막 순회를 떠나면서 『당신의 앞날에 순례자가 줄 이을 것이다』고 말한 후 1천4백년간이나 이어온 성비다.
『죽기 전에 단 한번』 또는 『굶어 죽더라도 이번만은』하는 필생의 염원 속에 바다 건너 사막을 지나온 순례자들이 「메카」에서 불과 몇십㎞ 떨어진 「아라파트」평원에 모임으로서 「하지」는 시작된다.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해질 무렵 성자가 고이 잠든 「미나」까지 참회의 행진, 그곳에서 3일간의 성례에 참여한다.
요즈음의 순례자라면 아무리 먼 나라에서 온다 해도 비행기나 배를 타고 와서는 「메카」까지 자동차로 달리는 호화판이다.
불과 20년대까지만 해도 「이집트」나 「시리아」로부터 나귀 여행을 한다면 편도만도 1개월 이상, 더구나 「말레이지아」나 「모로코」에서 순례하는 총각의 경우 도중에 신부를 맞아 아기까지 낳고 귀국하기 일수라니 그 어려움이란 상상하고도 남겠다.
그러나 오늘의 「하지」는 산유국으로 온갖 영화를 다하는 「모슬렘」최대의 축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아예 「하지」생을 만들어 연간1억「달러」(한화 약5백억원)의 경비로 행사에 만전을 꾀하고 있다.
일생에 단 한번 심신을 다 바쳐 성지를 순례하겠다는 「모슬렘」행렬은 해마다 늘어 74년에 1백25만명, 75년에 2백50만명, 금년엔 무려 3백만명-. 「모슬렘」산유국이 「오일·달러」를 벌어들이는 한 계속 증가 추세다.
때문에 광대한 사막에 물결치는 백의의 행렬은 「모슬렘」 단합 정신의 과시로서 산유국의 「오일·달러」까지 곁들인 세기적 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테헤란=이근량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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