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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혜양이 말하는 아버지 박 대통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대통령 영애 박근혜양은 17일 밤 8시 KBS「텔리비젼」방송을 통해 50분 동안 송년 특별 대담을 갖고 대통령 주변, 한국의 여인상 등에 관해 소감을 밝혔다.
박 양은 『아버지께서 어떤 결정을 내리시거나 실적에 옮기실 때는 그 어떤 당대의 판단보다는 역사적으로 이것이 과연 옳은 일이 될까 그른 일이 될까하는 관점에서, 항상 일을 처리해 나가시는 것 같다』고 했다.
박 양은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사회적으로 실수를 하고 일을 그르치게 하는 이유의 하나는 그것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지를 않고 당대의 기준에서 판단을 했기 때문이란 얘기를 종종 하신다』고 밝혔다.
박 양은 또 『아버지께서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높이 평가하시고 그런 안목에서 어떤 사물이든 관찰하시는 것 같다』고 실례를 들었다.
『지난번에 어떤 신문의 사설을 읽으시면서 이렇게 나라에 위기가 닥치고 안정이 요구될 때에는 이렇게 붓을 잡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민족과 월남 민족이 다른 점이라고 하셨어요.』
대담에는 민창기 방송위원과 이명희 「아나운서」가 자리를 함께 했다. 다음은 박 양이 밝힌 박정희 대통령 주변.

<국민의 저력 높이 평가>
『아버지께서 항상 염원하시는 것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튼튼한 자립 국가가 되는 것, 그리고 공산당 위협에서 안전하게 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며칠 전 「유럽」의 아주 풍요로운 농촌 풍경이 있는 달력이 있길래 방에다 붙여 놓고 아버지께 우리나라 농촌도 이렇게 되어야 되지 않겠어요 라고 말씀드렸어요. 아버지께서는 멀지않아 우리나라 농촌도 반드시 그렇게 된다고 아주 자신 있게 말씀하셨어요. 그러시면서 아버지께서 어린 시절에 가난한 농촌에서 자라셨고 또 지내 오시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체험하신 만큼 잘 사는 농촌,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아주 꿈에 사무치신다고 하셨어요.
언젠가는 새마을 지도자를 표창하시는데 그 새마을 지도자가 자신의 마을을 가난에서 구제해 자립시키는데 10년이 걸렸다고 하더라고 하시면서 하물며 한나라 살림을 하는데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 없겠느냐고 스스로 이렇게 위로하시는 그런 모습도 뵌 적이 있어요.
그래서 고되고 피나는 역사만이 우리를 어떤 목적지로 이끈다는 그런 얘기가 우리 민족이나 아버지를 뵐 때마다 생각이 들곤 해요. 아버지께서는 무엇보다도 역사에 상당히 관심이 깊으셔서 식사시간에도 역사에 관한 어떤 얘기가 나오면 참 끝도 없이 그 얘기를 하세요.
그래서 어떻게 그렇게 사소한 일화라든가 그런 것까지 다 아시는지 놀라운 적도 있고 또 이순신 장군의 전기 같은 것은 예전에 여러 차례 읽으신 것 같아요.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가만히 계시는 것 같아도 무언가 항상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계시는 그런 것을 느껴요.

<식사 때도 역사 이야기>
어떤 문제를 골똘히 생각하셔도 잘 해결 방안이 생각나지 않다가 잠자리에 드셔서 언뜻 생각이 나시면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잊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아무리 귀찮으셔도 일어나서 적어 놓으신다고 그러셔요. 그래서 항상 아버지 머리맡에는 조그만 「메모」용지가 있어요.
그 동안 경제발전을 위해서 계속 많은 심혈을 기울여 오셨는데 이런 예기를 하신 적이 있어요. 우리가 경제를 쭉 관심 깊게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까 경제라는 것이 하나의 살아서 움직이는, 즉 꿈틀꿈틀 움직이는 그런 등불 같았다고요.

<경제는 살아 있는 동물>
어디 한군데만 찌르면 전체가 꿈틀꿈틀 움직이는… 하기야 예를 들면 물가가 조금 어디가 몇 품종이 올랐다고 해도 전체에 파급효과가 굉장하쟎아요.
또 어떤 기사의 전문을 갖다가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이 싣고 외국 신문에서도 똑같이 실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기사의 전문은 외국 신문의 3분의1∼2정도밖에는 안됐어요.
크기도 그렇고 차지하는 면적도요. 그런 것을 보시고서도 우리나라의 그들이 참 훌륭하다고요. 이렇게 작은 면적으로 많은 것을 똑같이 표현할 수가 있지 않으냐구요. 무심코 봐 넘길 수도 있는 것을 그렇게 지적하시는 것을 보면 참 그런 면모를 느낄 수가 있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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